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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살이/일상생활

연이은 해외출장 - 신나지 않는다

by 반짝이는강 2019.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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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가장 가까운 나라가 뉴질랜드랑 피지인데...피지는 가봤지만 뉴질랜드는 여태 가볼 기회가 없었다. 남들은 출장으로 자주 가는 타즈매니아도 나는 아직 갈 기회가 한번도 없었다. 그러던 차에 ... 지난 해 조직 변화의 여파로 드디어 뉴질랜드로 출장을 갈 기회가 왔다.


마음만 먹으면 주말 껴서 좀 더 길게 갈 수도 있지만 나혼자 가서 무슨 재미로 돌아다닐지 - 아무래도 의욕이 나질 않아서, 좀 망설이다가 결국은 3월 11일에 가서 12일에 돌아오는 일정으로 비행기표를 끊었다. 당일에 갔다 올 수는 없으니까, 하루 갔다가 자고, 다음 날 일하고, 끝내고 잽싸게 돌아오는 일정이다.

허...허...허...
내가 이십대 때 누가 이렇게 출장 일정 잡는걸 보면 분명 공짜 기회를 활용 할 줄 모르는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을꺼 같다. 그런데 이제 내가 그런 사람이 됐다. 

 
11일 저녁 약속은 이미 잡혀있고, 오클랜드 공항 도착 시간이 오후 2시 30분이니까, 잘하면 해가 지기 전에 두 시간쯤 시내구경을 할 수도 있겠다. 1월에 대만 출장때도 그랬지만 요즘은 어딜 가서 뭘 구경해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 우리 집에 아직도 뜨거운 물이 안나오고 있기때문에 어쩌면 호텔에서 뜨거운 물로 목욕이나 할지도 모르겠다. 
혹시라도 오클랜드에서 2-3시간에 가볼만 한 곳 - 추천할 곳 있나요?? 

처음 가는 뉴질랜드임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설레지 않는 것은, 바로 그 다음 주에는 영국으로 출장을 가야하기 때문도 있다. 누가 나한테 이렇게 출장 간다고 했으면... 난 아마 부럽다고 했을꺼다. 어머!!! 좋겠어요!!! 회사 돈으로 여기도 가고 저기도 가고!! 라며 말이다. 
그런데 웬걸... 이코노미 타고 호주에서 영국 갈 생각을 하니까 안가고 싶다. 말이 이코노미지 24시간 넘게 좁은 의자에 똑바로 앉아있으면 허리가 을매나 아픈데.... 잠도 안오고... 회사에서 비지니스 클라스로 비행기 표를 끊어줬으면 조금은 신났을지도 모르겠다. 5월에 또 가야하는데, 안간다고 해볼까 고민중이다. 

영국도 더이상 딱히 가보고 싶은데가 없다. 개인적으로 뭘 할라치면 물가도 너무 비싸고... 이번엔 옥스포드에 하루나 이틀 다시 들러볼까 생각중이다. 어쩌면 해외 출장이 신이 나지 않는 것은, 집 대출금 갚느라 가벼워진 내 지갑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장거리 출장을 다니다 보면... 최신 영화는 다... 배우자나 친구랑 극장에서 본게 아니라 나 혼자 비행기 안에서 본 것임을 깨닫게 된다. 어쩔 때는 드라마 시즌 한 개를 다 볼수도 있다. 맞다. 몇 년 전에 시드니에서 퍼스로 왔다갔다 할 때마다 드라마 시즌 한개씩을 다 보고는 했었다. 더 나아가, 요즘은 비행기 안에서 오래된 영화를 다시 보는 분들 마음도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나도 가끔 007 시리즈를 보고 또 보고, 또 본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지난 달에는 감기로 시드니 출장을 취소해야 했었는데, 이번 달에도 시드니 출장은 취소해야 할 것 같다. 

낮 시간 동안 비가 언제 오려나 계속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제 비가 온다.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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