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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살이/일상생활

일상 기록

by 반짝이는강 2019.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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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혼자 샤도네이 한병을 헤치우고 알딸딸한 상태다. 요즘 "자발적인 주류 사지않기"를 실시하고 있는 이 상황에... 배우자의 친구가 오늘 집으로 놀러오면서 나를 위해 오이스터 베이 와인을 한병 사온터라 - 저녁을 만들며, 저녁을 먹으며, 그리고 저녁 후에 나혼자 한 병을 거뜬히 해치워버렸다. 물론... 스테이크 굽느라 조금 들어가기는 했다.

난 원래 그런 뇨자였다. 남여공학인 고등학교 때도 - "너의 술 마시는 모습에 반해버렸다"며... 전고 1-2등을 다투던 남자애로부터 러브레터를 받는 그런 인간. 나도 전교 몇 등을 다투던 그런 인간이기도 했지만 말이다. 대학교에 가서는 (물론 고교때도 그랬지만) - 다들 취해서 쓰러지는데 혼자 끝까지 멀쩡하던(?)... 그런.... 돈을 들이 부어도 별로 취하지 않는 그런 술 먹는 하마같은 후배였다. 지금은? 모르겠다. 적당히 마시고... 가끔은 알딸딸할 때까지 마시기도 하고...그렇지만 드디어 금주 혹은 절주의 세계에 입문 중...

오늘 집에 놀러온 배우자의 친구는 - 곧 뉴질랜드로 이주할 계획이란다. 요즘 브리즈번의 job market이 워낙 좋지 않아서 - 몇 개월 시도했는데, 건축가로서 일자리를  찾기가 어렵던 차에, 뉴질랜드에서 job offer를 받아서, 수락하기로 했단다. 뭐... 그는 뉴질랜드에 1M이 넘는 모기지 없는 집도 있고, 이제는 다 컸지만 그래도 토끼 같은 아들과 딸이 있으니, 가기로 했단다. Kudos to you, N! 

둘은 지금 우리 집 Cinema room에서 번갈아 노래를 선곡하며 - 알딸딸한 기분으로 음악에 심취해 있다. 원래 남자들은 이렇게 노는건가???? 그 사이 나는 깨끗한 수건을 내놓고, 잠깐 음악이 끊긴 사이 배우자를 불러다가 - 손님용 방에 깨끗한 침구를 같이 깔아놓고  왔다. 다음 주엔 배우자의 이전 연인이 그녀의 현재의 연인과 우리 집에 놀러오는건 안비밀... why? 나도 그녀와 그녀의 파트너를 좋아하므로. 그녀랑 나는 다니엘 크레이크가 나오는 BOND series 1편과 3편을 같이 봤던거 같다. 그것도 한번은 런던에서, 다른 한번은 멜버른에서 - 그것도 극장에서 단둘이. 뭐... 우린 그런 쿨한 사이다. 이번에 그녀가 우리 집에 놀러오면 - 기념삼아 다이엘 크레이그가 주연한 4편의 007 series를 같이 볼지도 모르겠다. 

Barefoot investor란 책은 아주 열심히 읽고 있는 중이다. 한국어로 된 책이었으면 벌써 다 읽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 영어로 된 책을 읽는건, 여전히 모국어로 된 책을 읽는 것 보다는 시간이 걸린다. Scott 이 하라는 대로 계좌도 만들고, 자동이체도 설정을 해두었다. Super 납입을 연봉의 15%까지 올리라는데 - 그건 언제 바꿔야할지, 약간 고민 중이다.

그간 사보험 (private health insurance)을 계속 유지해왔는데 - 4월에 인상된 요금을 보고는, 그리고 Scott의 책을 보고는, 이걸 계속 유지하는게 의미가 있는 일인가 회의가 들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호주가 아닌 다른 나라에 가서 살아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 - 곧 사보험을 해지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 와중에도 보험료는 계속 내고 있기때문에 - 치과에 가서 정기검진을 받고 왔다. 

BUPA 사보험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면 - Bupa platinum cover를 제공하는 치과를 - 부파 웹페이지에서 찾아서, 거기로 가시길 추천드린다. 그래야... Bupa cover 혜택을 많이 받을 수 있다. 물론 - 연간 한도금액 안에서! 우연하게도 내가 처음 발견했던 Rhodes의 Trinity 치과는 Bupa Platimum member 였기에 꽤나 좋은 cover를 받았었고 - 치과 갈 때마다 내는 돈이 거의 없었는데... 어쩌다 다른 치과에 한 번 가보고는, 치과마다 내야하는 돈이 다르다는걸 알게 되었다. 내가 주로 만나던 치과의사는 Dr Park 이었는데 - 오늘 웹사이트르 보니 그의 이름이 보이질 않는데, 계속 거기서 진료를 하는지 어떤지 모르겠다. 거기에 근무하는 다른 한국 치과의사분도 만나보긴 했는데 - 개인적으로는 나랑은 chemistry가 없어서, 그 분이랑은 안만나는걸로... 

Easter가 다가오고 있다. 슈퍼마켓에는 각종 Ester bunny를 전시해놓기 시작한지가 벌써 한 달이 넘은거 같다. 이렇게 큰 토끼모양 초콜렛을 왜 파는건가 했더니 - 이걸 여기저기 감춰두고는 - 꼬맹이들 혹은 동심이 남아있는 어른들한테 보물찾기를 시키는거 같다. 내 배우자도 어렸을 때 할아버지 댁에서 정원 곳곳에 숨겨져 있는 easter bunny 찾기를 했다고 한다. 불교신자인 우리 엄니는 - 우리가 어렸을 때는 엄니가 일하느라 너무 바쁘셔서... 부처님 오신 날에 우릴 절에 데려간적이 없는거 같은데... 요즘은 우리가 바쁘다... 역시 모든 것에는 때가 있고, 때를 놓히면 어렵다. 

어디서 봤더라.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는 말 말이다. Clinical Research 쪽에서 일한지가 10년인데... Clinical Research (혹은 evidence based medicine)이 각광받기 2-3년전에 업계에 발 들여놓으신 분들은, 물론 탁월한 리더쉽을 가진 분들도 있지만, 별 능력이 없지만 승승장구한 분들도 꽤 있다. 요즘 엄청난 자격요건을 갖추고도 일자리 찾기 어려워 헤매이는 분들을 볼 때나, 업무능력이 탁월한데도 오랜 기간 동안 같은 포지션에 머무르는 분들을 볼 때면, 역시 때를 잘 만나야 한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호주에서 알던 직장 동료 중 한명은 - 중국에선 3년만에 PM이 되서는, 호주로 와서는 Junior CRA 하다가, 중국으로 돌아가서는 2년만에 Sr PM 하고 있다. 그녀 남편은 중국에선 의사로 CRA 하다가, 호주와서 PhD 하고, 언어의 한계로 인해 호주에 머무르는 대신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서는, 메이저 외국계 회사의 전략팀을 거쳐서 지금은 중국계 바이오벤처의 전략부 총괄임원이다. 역시.... 때를 잘 만나야 하고,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 

어느덧 4월도 절반이 지났고 - 부활절 연휴에, ANZAC 휴일이 지나면 - 출장에 돌입이다. 멜버른 - 방콕 - 런던 순서로... 내가 없는 사이 토마토랑 라임 나무는 잘 자랄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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