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꽤 그럴싸한 모양의 사워도우 브레드 (sourdough bread = 시큼한 빵??)를 여섯일곱번쯤 구웠나보다. 아직 100% 완벽하게 마음에 마음에 드는 경지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정리를 해볼까?
우선 사워도우 스타터 (sourdough starter), 소위 말하는 천연 발효종, 즉 자연효모들을 채집(?)해서 키워야 한다. 즉, 우리가 숨쉬는 공기중에, 밀가루에 들어있는 효모들을 모아서 빵을 발효시키는데 쓴다는 말이다.
사워도우 스타터 만들기
준비물: 호밀가루, 물, 꿀, 밀가루, 전자저울
아주 처음 시도했을 때는 실패했었지만, 두번째는 Eric Kayser (에릭 카이저)의 책 - The Larousse Book of Bread Recipes to Make at Home (집에서 프랑스의 베이커리에서 파는 빵을 만드는 방법)을 보고 단번에 성공했다.
그가 제시하는 방법은 이전에 사용했던 방법이랑은 두 가지 면에서 다르다. 첫번째는 처음에 호밀가루로 시작을 한다는 점이다. 아마 일반 밀가루보다는 호밀가루에 천연 효모가 더 많이 포함되어 있거나 혹은 풍미가 좋은 효모가 들어있을 가능성이 높아서 그런 것 같다. 몇일 전 TV에서 본 어느 요리프로그램에서도 그렇게 설명해 주었다. 두번째로는 처음에 꿀을 넣어준다는 점인데, 효모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당분을 넣어줘서 성공률을 높이는게 아닌가 싶다.
사워도우 스타터를 만들 때는 - 가급적이면 하루 내내 온도가 일정 (20~25도 정도가 적당)하고, 직사광선이 들지 않는 곳에서 시도하는 것이 좋다. 효모들은 직사광선을 피하고 싶어한다.
Day 1 (첫째날)
호밀가루 20 g과 물 20 g, 그리고 꿀 5 g을 섞어서 깨끗한 헝겁으로 덮어 따뜻한 곳에 24시간 둔다. 혹은 쿠킹 랩으로 공기가 드나들 수 있을 정도로 느슨하게 덮어두어도 된다.
이때 중요한건, 공기가 드나들 수 있게 해두어야 한다는거다. 그래야 공기 중에 떠돌아 다니고 있는 효모들이 날아와서 정착하거나, 밀가루에 있는 효모들이 숨을 쉬고 발효될 수 있다. 즉, 사워도우 스타터를 만드는 동안에는 밀폐용기에 넣으면 안된다.
Day 2 (둘째날)
첫번째 날 만든 것에 기포가 조금 보일 것이다. 설사 기포가 없는거 같더라도 - 그럴수도 있으니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조금 더 큰 용기에 호밀가루 40 g + 물 40 g + 꿀 5 g을 잘 섞은 후, 여기에 첫째 날 만든 것을 더해 섞어준다. 깨끗한 천으로 덮어 따뜻한 곳에 24시간 둔다.
Day 3 (셋째날)
셋째 날이 되면 둘째 날보다 조금 더 많은 기포가 보이고, 김빠진 맥주같은 살짝 시큼한 냄새가 난다.
용기에 호밀가루 80 g + 물 80 g을 섞고 여기에 둘째 날 만든 것을 더해 섞어준다. 깨끗한 천으로 덮어서 24시간 따뜻한 곳에 둔다.
Day 4 (넷째날)
셋째 날 만든 것에다가 다목적용 밀가루 100 g + 물 100 g을 섞어준다. 완성!
사워도우 스타터 먹이주기 (Feeding)
효모가 살아서 계속 발효를 지속하게 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먹이를 주어야 한다. 효모의 먹이라는 것은 다름 아닌 밀가루와 물이다. 밀가루와 물을 1:1로 섞어서 현재 가지고 있는 사워도우 스타터의 총량에 맞먹는 무게만큼 섞어주면 된다.
가령 현재 가지고 있는 사워도우 스타터가 100 g 이라면, 밀가루 50 g + 물 50 g을 섞어서 100 g을 만들어서 가지고 있는 사워도우 스타터와 섞어주면 된다. 그러면 이틀쯤 (실내온도에 따라 1~3일)이 지난 후에는 총 200 g의 사워도우 스타터가 된다.
여기서 핵심은 무게 기준으로 사워도우 : 물 : 밀가루 = 2: 1: 1 이 되도록 섞어주는 것이다.
이걸 먹이주기, 즉 feeding 이라고 하는데, 이 주기는 실내온도에 따라 짧아지기도, 늘어나기도 한다. 21도 정도의 실온에 보관하는 경우 보통은 이틀 혹은 실내 온도에 따라 1~3일에 한번씩 먹이를 주어야 한다.
언제 먹이를 주어야 할지 감이 안오면 사워도우 스타터를 숟가락으로 떠서 물에 떨어뜨려보는 방법도 있다. 발효가 충분히 되면 이산화탄소가 생성되어서, 물에 떨어뜨렸을 때 (살짝 떨어뜨릴 것) 아래 사진 처럼 수면 위로 뜨게 된다. 이렇게 물에 뜨고, 먹이주기 전인 이 때가 사워도우 스타터를 꺼내서 빵 만드는데 쓰는 적기다.
사진의 출처: Emilie's Everyday Sourdough
일단 먹이를 주고 나면, 다시 효모들의 활동이 왕성해질 때까지 1~3일동안 기다려야 한다. 그러므로 빵을 만들 예정이라면 먼저 필요한 만큼 사워도우 스타터를 꺼내쓰고난 후에, 남아있는 사워도우 스타터의 양에 따라 밀가루+물을 더해 섞어주면 된다.
먹이를 계속 주다보면 가끔 - 밀가루 대신 호밀가루를 넣어주거나 유기농 밀가루를 넣어주면 어떨까? 보통 밀가루를 써야하나? 제빵용 밀가루를 써도 되나? 싶은 그런 의문이 들기도 하는데, 무슨 가루든지 간에 사워도우 스타터: 가루 (호밀가루, 유기농 밀가루, 통밀가루, etc.) : 물 = 2 : 1 : 1 이 되면 된다.
사워도우 스타터 저장하기
이틀에 한번씩 feeding을 하다보면 하루 이틀에 한번꼴로 빵을 만드는게 아닌 이상, 사워도우 스타터 양이 급격히 많아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기껏 만든 사워도우 스타터를 버려야 하는데 - 그렇게 되면 조금 아깝다.
그래서 자주 사워도우 브레드를 구울 계획이 아니라면, feeding을 하고 약 하루가 지난 후 뚜껑을 꼬옥 닫아서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필요할 때 다시 꺼내서 쓰는 방법이 있다. 많은 책에서는 1주일 정도 냉장고에 보관이 가능하다고 나와있다.
우리집 냉장고가 성능이 좋아서(?)인지는 몰라도 3주까지 넣어뒀다가 꺼내서 실온에 두고 두어번 feeding을 반복한 후 사용하길 몇 번 했는데, 효모들이 고사(?)하지 않고 잘 자라주었다.
한 달 이상 사용하지 않을 예정이면 냉동실에 넣어뒀다가 필요할 때 해동에서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고 하는데, 이건 아직 안해봤다.
사워도우 브레드 레시피는 아무래도 별도로 올려야겠다. 당장 만들어보고 싶은 분들은 이전에 간략히 적어둔 글 참조하시길.
2019/06/04 - [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들/요리 와인] - 사워도우 브레드
2019/06/30 - [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들/요리 와인] - 사워도우 브레드 (Sourdough bread)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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