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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살이/일상생활

홈스테이 호스트가 되어보려다가

by 반짝이는강 2019.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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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는 직장에서 밀린 일들로 일한 정신적 압박도 압박이었지만, 일요일부터 모임 및 사교활동(?)이 연달아 있었던지라, 참 바빴다. ​그 중 하나는 - 요즘과 같이 한일 관계가 급랭하기 전인 몇 달 전부터 신청해놓고 기다리고 있던 Japanese Student HomeStay Hosting을 위한 오리엔테이션이었다. 

이미지의 출처: 여기

홈스테이 호스팅

호주에 살고 있는 분들을 보면, 집세 절약을 위해 빈 방을 letting 혹은 sub-letting 하는 형식으로 쉐어생을 들이거나, home stay 같은걸 하는 분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안다. 그렇게 하면 가계에 도움이 되려나? 라고 궁금해 한적은 있지만, 여태 실행에 옮겨본적은 없었다. 그러던 차에 몇 달 전에 동네 페이스북 (많은 정보들을 요즘 페이스북으로 얻는다..) 커뮤니티에 일본 학생을 2주 동안 호스팅 할 수 있는 volunteer family를 찾는다는 광고가 나왔다. 조건은 이랬다.

- 침대와 책상이 있는 방 제공

- 아침/점심(도시락)/저녁 제공

- 아침에 학교로 drop 해주고, 오후에 pick up 하기


그리고 주당 $450를 받는다. 처음엔 이게 가계에 도움이 되려나?? 하는 생각이 좀 더 컸던게 사실이다. 내가 이걸 하겠다고 신청을 했다고 동생에게 말을 했더니 동생 왈 "언니네 집 식비 엄청 드는데... 주당 $450 받아서는 하루 세끼 식비 빼면 남는게 없겠네" 였다.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 우리 집은 엥겔지수가 매우 높기때문에... 거기다 하루 두 번씩 운전해서 학교까지 데려다 주고 데리고 오고, 전기에 뜨거운 물 사용 비용까지 하면... 수익(?)은 거의 없다는건 맞는 말이다. 


여담이지만... 자주가는 호주 이민 카페에 보면 - 한국에 사는 형제/자매/친지들이 자신들의 자녀를 호주에 사는 내 집으로 보내려고 하는데, 어떻하죠...? 하는 글들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그만큼 그 지인 입장에서는 이런 부탁이 곤혹스럽다는 말이다. 혹시라도 이런 계획을 머릿속으로 하고 계신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은...

꼭 보내고 싶으면 2019년 기준으로 volunteering 하는 사람들이 주당 $450 받는다는 점을 감안해서, 자녀를 돌봐주는 비용을 이것보다는 훨씬 넉넉히 드리라는거다. 

내 자식을 내가 돌보는 것도 힘든데, 영어권 나라에서 영어도 못하는 남의 자식 돌보기가 얼마나 힘들겠는가. 게다가 호주는 만 12세 미만을 혼자 두는 것은 불법이라... 지인의 소중한 시간과 노력이 참으로 많이 든다. 


다시 하던 이야기로 돌아와서, 이 홈스테이가 비록 금전적인 이익이 없을지라도 (그래서 volunteer 였나보다), 일단 신청을 하고는,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아마 십대인듯) 다른 나라 사람이 집에 와서 이 주일 동안 같이 머무르면, 다른 문화에 대해서도 알게 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즐거움도 있을 것 같고, 아이가 없는 우리 부부에게는, 이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을 연결하는 업체 사람이 왔을 때 우리가 손님 방으로 정한 욕실이 딸린  master bedroom 도 구경시켜주고, 간략한 면담같은 면접도 보고, Blue card 라는 것도 신청해서 받았다. 

날짜가 가까워지면서는 식사 메뉴는 어떤걸로 해야할지,  주말에는 같이 어딜 가면 좋을지와 같은 나름대로 즐거운 고민들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난 화요일에 호스트를 위한 오리엔테이션이 있었다. 



그런데....... 아뿔싸......!!! 

몇 일 전에 여학생 5~6명 정도가 돌연 이 프로그램을 통해 호주로 오는걸 취소 했단다. 그 중 한 명이 우리 집으로 배정된 여학생이었고, 그 학생이 취소를 했으므로, 우리는 아무도 호스팅을 할 수 없게 되었다. 

별거 아니면 별거 아닌 이 일을, 만난적도 없는 사람이기는 하지만, 호스팅을 하겠다고 약속을 했으니, 일부러 한국으로 휴가 가는 것도 뒤로 미뤘었는데...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렇게 갑자기 취소 소식을 들으니 기분이 참 별로였다. 

주최 측에서는 자세한 이유는 알려주지 않았지만 내 마음 한편으로는... 요즘 급랭한 한일관계때문에, 내가 한국 이름을 가진 호스트여서 제외가 된 걸까, 혹은 취소를 한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유라면 우리 집에 오는 학생 입장에서나 부모 입장에 서서 생각하면, 충분히 껄끄럽고 잠재적으로 불편할 수도 있으니 그럴 수도 있다고 이해가 되기는 한다...

큰 마음 먹고 신청한 것이었는데, 이렇게 되고보니, 홈스테이 호스트 패밀리가 되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이런 것도 정보도 있고, 행동력도 있고, 운도 있어야 할 수 있는건가보다. 


홈스테이 호스트들

아...... 그리고 오리엔테이션에 가서 다른 호스트 분들을 보니까, 일본문화에 대한 우호적인 감정때문에 신청한 커플이 하나 있었고, 나처럼 호기심에 신청한 분들이 둘? 그리고 나머지 10여 명은 자기 집에 중국에서 온 학생, 유럽 어딘가에서 온 학생, 단기로 머무르는 사람 등등을 언급하는걸로 봐서는 전문적인 호스트 같았다.

그리고 이런 호스트 분들이 꼭 영어가 모국어가 아닐 수도 있다라는 점!!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더라도 영어가 유창하면 괜찮은데, 꼭 유창한 것도 아닌 것으로 보이는 분들도 몇몇 있었다. 본인 혹은 자녀를 홈스테이 보낼 계획이 있는 분들은 이 점을 참고하시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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