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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살이/일상생활

가구점 구경 - Orange Slice Chair

by 반짝이는강 2020.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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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최근 관심사와 일상과 핸드폰 사용 습관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페이스북. 요즘 침대 매트리스를 바꿔볼까 해서 매트리스도 좀 찾아보고, 내 사무실로 쓰는 방에 소파가 하나 있었으면 해서 작은 소파도 좀 찾아보고 했더니 이번에는 브리즈번에서 하는 Warehouse Furniture Clearance 광고가 자꾸 나온다. 

낚.였.다. 

일요일 오후 4시 restorative yoga 수업이 있지만 -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에 걸쳐서 진행한다는, 그것도 우리집에서 상당히 먼 곳에서 한다는 이 행사에 다녀오기로 마음을 먹었다. 

역시나 아침 일찍 가보겠다는 나의 계획은 처참히 무너지고... 정오가 넘어서야 겨우 출발~~

행사는 처미사이드 (Chermiside)보다 좀 더 북쪽에 있는 아스프리 (Aspley)에 있는 한 대형 창고에서 하고 있었는데 - 드문드문 괜찮은 가구도 있고, 드문드문 가격이 괜찮은 것도 있었다. 다만 내 마음에 쏙 드는게 없거나, 괜찮기는한데 필요가 없는 것들뿐. 

 

도매 가구 정리 세일 

 

 

시간 맞춰서 요가수업을 가야한다며 되돌아가자는 나에게 - 배우자는 집에서 아스프리까지 내가 운전하는 동안 좀 찾아봤는지, 뉴스테드에 Replica Furniture 즉, 디자이너 가구 카피를 판매하는 곳이 있다며 가보자고 했다. Newstead면 브리즈번에서 집갑 평균값이 높은 뉴팜 (New Farm)과 테너리프 (Teneriffe) 옆 동네... 아무리 카피라지만 쌀리가 없다. 괜히 사지도 않을꺼면서 시간과 기름값을 낭비하지 않고 싶었건만... 반드시 요가를 갈 수 있게 진짜 잠깐만 구경하겠다는 배우자한테 설득당했다. 

Replica Furniture 에 들어서니까 당얀하겠지만 아까 Warehouse Clearance 랑은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들어서는 입구에는 임스체어 카피가 놓여있었는데 - 저번에 친구집 놀러갔다 임스체에가 너무너무 편했던 기억이 나서 잠깐 앉아봤는데 - 이건 카피라서 등 기울기는 조절이 안된다고... 레플리카지만 가격이 $1300이 넘는다. HermanMiller 의 오리지널 가격을 보니깐 USD 5,295....  패스. 

Replica Furniture 안은 이렇다. 다이닝 테이블 세트, 의자, 스툴, 전등, 커피 테이블 등이 빼곡하게 진열되어있다. 이런데 관심있는 분이라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지 싶다. 참! 가게 바로 앞에 차 2대 주차 공간이 있고, 주말에는 street parking이 가능하다. 그리고 여긴 아마 가구파는 가게들이 모여있는 지역 같았다. 근처에 가구점이 많다. 

 

브리즈번, 레플리카 퍼니처 (가구점) 내부

 

기다리다 지쳐서 전시되어있는 Featherston Chaise Longue Z30 에 잠깐 살포시 누워보고 너무 편하다고 - 배우자한테도 누워보라고 했더니 - 저렇게 누워서 트윗질까지 하고 있다. 이런 느근함과 여유로움은 어디서 오는거니. 응?

저기 옆에 바르셀로나 체어를 보고도 - 나보고 앉아보라고 간곡히 설득을 해서 앉았더니, 내가 바르셀로나 파빌리온 갔다온 것을 상기시키며, 그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을 위해 디자인된 의자가 이 의자라고 또 일장 연설을 늘어놓는다. 

 

가구점 진상 내 배우자

 

이렇게 거의 모든 의자랑 소파에 한번씩 앉아보다 싶이하며 가게를 한바퀴 둘러본 배우자는 이런 디자이너 작품들이 눈앞에 있어서 너~~~~무 신난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만 더 둘러보고 싶단다. 헐.................! 그렇다. 우리 부부는 - 내가 2시간 쇼핑하면 적당한 사람이라면, 내 배우자는 6시간도 쇼핑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다. 

한번 더 둘러보라고 했다. 내가 너그러이 그렇게 말 할 수 있었던건 - 바로 이것때문이다.

 

오렌지 슬라이스 의자

 

시드니 살 때 라이드 도서관 (Ryde library)에 가면 이렇게 생긴 모양의 의자들이 놓여있었는데 - 이 의자가 책 읽기에 너무 편해서 보이면 꼭 사고 싶었는데, 바로 여기서 드디어 찾았다! 이렇게 생긴 의자 이름을 알았으면 더 빨리 찾았을테지만... 나 같은 일반인이 임스체어나 바르셀로나 체어처럼 유명한게 아니고서야 어찌 알겠는가.

전시되어있는건 빨간색이었는데 - 조금 부담스러운 색상이라 다른 색도 있냐고 물어보니 오렌지 색이 있다고 가져와서 보여준다. 오렌지색... 그래 그 정도는 감내하자. 도서관에서 본 것도 (재질이 좀 다르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오렌지색이었으니깐. 오렌지 색이 내 홈오피스에 신선한 느낌을 줄 수도 있지. 의자 이름도 ORANGE SLICE CHAIR 아닌가! 

이 의자를 발견하면 어느 정도 가격이면 살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미쳐 생각해보지 않았었는데 - AUD 149 정도면... 이 정도의 사치는 누려도 되지 않을까 싶어서 주저없이 사겠다고 했다. 근데 직원이 $345 란다. 내가 응??? 하는 표정을 보이며 진열되어있는데는 $149 라고 했더니 잠깐 기다리란다. 진열품에 붙어있던 $149 가격표를 가져오더니, 세일 끝났는데, 가격표를 미쳐 바꾸지 않았었나보다며, 그 가격으로 해주겠단다. 오~~~~~~이예!! 

이리하여 몇 년 동안 사고싶어하던 의자를 주문하고, 이번 주에 가게로 도착하면 pick-up 해 올 예정이다. 요 사이즈에 맞는 카펫이랑 사이드 테이블도 하나씩 장만해볼까말까... 헤헤헤~~

이 가게에서 나와서 배우자는 바로 길 맞은 편에 있는 SPACE라는 가구점에 10분만 구경하자며 - 또 갔다.  요가 가야한다고 재촉하는 나 때문에 제대로 구경을 못해서 너무 아쉽다고, 자기가 혼자 내 의자를 pick-up 하러 가서 충분히 구경하고 오겠단다. 그래... 더운 날 에어콘 풍풍 틀어주는 가구점 가서 피서하고 와라... 나야 땡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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