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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살이/일상생활

옆 집이 집을 팔려고 내놨다

by 반짝이는강 2020.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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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home office로 쓰는 방은 옆 집 방향으로 한쪽 벽면이 유리로 되어있다 (실은 유리문이 두 짝 있다). 중간에 스크린용으로 나무가 주욱 심겨져 있기는 하지만 - 하필이면 이 방 바로 앞에 있는 나무만 가지가 앙상하고, 거의 죽다시피했다. 얼른 새 나무를 심어야지... 그래서 이 방에 앉아서 일을 하고 있으면, 옆 집 데이브가 잔디를 깍는게 너무나 훤히 잘 보인다. 아마 데이브는 거북목을 하고 일 하고 있는 내가 너무나 훤히 잘 보이겠지? 

Dave 가 어제도 Ride on mower를 타고 잔디를 깍더니, 오늘도 아침 8시부터 잔디를 깍아댄다. 그리고 streamer로 mower로 닿을 수 없는 부분을 정리했다. 오늘은 심지어 blower를 이용해 깍은 잔디도 치우고 있다.  

 

라이드온모어 (이미지 출처: VICTA)

 

Dave가 이렇게 날마다 잔디를 깍아대는 이유는 - 정원에 그의 미니 골프장이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집을 팔려고 내놨고, 오늘이 이번 해 들어 두번째 인스펙션을 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호주에서는 집을 팔 때 보통은 주말에 정해진 시간에만 (보통 약 30분) 집을 보여주는데 - 그게 바로 오늘이다. 

데이브네 집에서 우리집 한쪽 마당 끝편이 아주 잘 보이는데 - 좋은 이웃이기 위해서는, 데이브네가 집 차는걸 돕기 위해 우리집 마당의 잔디도 깍고, 나무도 손질하고, 보이는 부분만이라도 우리 집도 청소를 해야한다.  그래야 데이브네 집도 좋아보이고, 책임감 있는 이웃들이 있는 집이 되니까 말이다.
그런데 -  배우자가 목요일부터 잔디를 깍겠다더니, 어제도 안하고, 오늘 아침까지 게으름을 피우고 있다!! 최근에 브리즈번에 비도 많이 오고, 햇빛도 아주 쨍쨍해서 거의 매주 잔디를 깍아줘야하는 번거로움은 잘 알지만 - 보고있는 나로서는 참 답답하다. 

예전에 어머니가 아버지의 게으름에 열폭하던 때가 자주 있었는데... 어제 오늘 내가 그렇다. 우리집 Ride On Mower는 한번 수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약간 고장이라 - 시동을 걸려면 차를 꺼내서 라이드온 모어로 jumper jack을 연결해서 전원을 공급해줘야하는데... 내가 이걸 못한다. 이것만 아니었으면 내 성격에, 그냥 내가 깍아버리고 말았을텐데...

흠... 이 참에 그냥 일반 mower랑 가벼운 whipper snipper랑  blower 를 하나씩 사서 앞으론 내가 깍아야겠다. 어머니가 절대 - 열받는다고 직접 다 하고 그러지 말라그랬건만...

12시에 데이브네 인스펙션인데, 11시가 다되가는 지금에서야 배우자는 잔디깍을 준비를 하고 있다. 몇 일 전에 산책갔다오다 데이브의 부인인 글로리아랑 같이 걸어오면서 잠깐 수다를 떨었기에 - 옆 집이 얼른 집 팔고싶어하는걸 뻔히 알고 있기에 더 신경이 쓰인다. 그리고 아직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우리도 언젠가는 집을 팔게 될텐데, 그리되면 주변 시세, 특히 같은 street에 있는 집들의 판매가격에 영향을 받기때문에, 데이브랑 글로라아네 집이 높은 가격에 팔리는건 장기적으로 우리한테도 중요하다. 

데이브가 집안을 청소하고 있는 가족들에게 HURRY UP 이라고 외친다.  꼭 우리집에 외치는거 같아서 마음이 뜨끔하다. 아... 좋은 이웃되기도 힘들구나.

 

추가. 방금 잔디깍는 기계(lawn mower)를 검색하다 보니 Robot lawn mower도 나와있다. 생각보다.. 많이 안비싸다. 1100m^2 정도를 감당할 수 있는건 AUD 2200 정도다. 문제는 우리집은 capacity가 2000 m^2를 넘어야 한다는 것이지만...집에 로봇청소기는 없지만.. 전기로 충전하는거니까 휘발유 사오는 번거로움도 피할 수 있고, 앱으로 조절 가능하고 하니, 이런건 할만할꺼 같다.
이거 사는 순간 - 배우자야. 넌 기계로 대체(replace)되는거야!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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