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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독립

코로나 바이러스가 몰고온 호주의 금리인하

by 반짝이는강 2020.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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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가 뭐길래... 전세계가 요즘 패닉상태다. 지난 주까지만 긴가민가하던 회사에서도 어제 긴급상황을 선포하고, 꼭 필요한게 아니면 출장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라고 공지가 떴다. 물론 중국/한국/일본/대만/이탈리아/이란 등등의 국가에 다녀온 적이 있는 직원이면 2주간 자가격리 (Self Isolation)하고 회사에 나오지 말라고도 떴다. 호주 정부에서 제공하는 자가 격리 가이드라인은 여기 가면 있다: https://www.health.gov.au/resources/publications/coronavirus-covid-19-isolation-guidance

 

Coronavirus (COVID-19) isolation guidance

This information sheet provides guidance on isolation and coronavirus (COVID-19).

www.health.gov.au

감염자 30여명 남짓에 호주가 이렇게 되다보니 - 코로나 바이러스 발견 및 그 감염자 수가 가장 많은 나라인 중국은 추측컨대 그 여파가 더 클 것이다. 요즘 중국은 인건비가 올라서 - 다른 아시아 국가에게 경쟁에서 밀리네 마네 하는 말들이 나오던 참이었는데, 최근 몇 주 사이에 중국 경기가 침제되는거 아닌가 하는 회의론들이 강세이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여파가 이대로 조금만 지속된다면 중국에 있는 중소기업들이 줄도산 하고, 그러면 중소기업들에 대출을 해준 중국 중소은행들도 줄도산 하는거 아니냐...하는 경기침제론들이 점점 힘을 얻는 분위기다. 

상태가 이렇게 예상치 않은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보니 - 경제의 막대한 비중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호주는 - 오늘 전격 금리인하 결정을 내렸다. 이로서 호주의 기준 금리는 0.25%가 더 내려서 0.5%가 되었고 역대 최저 기준 금리를 다시 한번 갱신했다. 

이로써 내가 집을 산 후에 금리가 네 번째 내렸다. 미국을 시작으로 금리가 올라가려고 생각하던 때 집을 샀었는데.... 이렇게 호주 기준 금리가 네 번이나 내릴지 누가 예상을 했으랴. 고정금리에 묶여있는 나로서는 울어야 할지, 좋아해야할지 모르겠다. 

아무튼 - 기준 금리가 내림에 따라 은행들도 예상외로 대출이자를 내리겠노라 선언을 했다. 기준금리가 0.25% 내렸기는 하지만 - 대출이자는 쥐꼬리만큼만 내리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과 달리 의외로 0.25% 모두 pass through 하는 곳이 많다. 

Has your bank passed the rate cut on? (출처: 야후 파이낸스)

  • Commonwealth Bank - 0.25 per cent rate cut.

  • Westpac - 0.25 per cent.

  • NAB - 0.25 per cent, effective 13 March.

  • ANZ - between 0.25 per cent and 0.35 per cent.

  • Macquarie Bank - 0.25 per cent.

  • Athena Home Loans - 0.25% in full to new and existing customers.

 

Ratecity 홈페이지에 가니까 은행별로 금융회사별로 금리를 얼마만큼, 언제부터 내려주는지 보다 상세히 나와있다. 

 

RateCity Rate Tracker

Check how the RBA cash rate change impacts the interest rates of your bank. Is your lender passing on interest rate cuts? Be ready for the next rate announcement.

www.ratecity.com.au

호주 은행들의 홈론 금리 인하
호주 은행들의 홈론 금리인하 

 

변동금리는 아무때나 다른 은행으로 갈아타도 되지만, 고정 금리 상품이라면 홈론을 중간에 해지하거나 허용된 금액보다 많이 되갚는 경우에는 Breaking fee (=economic cost)가 발생한다. 

Breaking fee 혹은 economic cost라고 부르는 이것은 고정금리 상품에 가입한 고객이 정해진 기간 안에 원래 예정된 것보다 돈을 많이 갚거나 (보통 정해진 기간 동안 중도상환할 수 있는 금액의 한도가 정해져 있음), 계약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계약을 파기하고 다른 은행으로 갈 때 (즉 모두 상환) 은행입장에서는 계약파기로 인한 손해가 발생하므로, 이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고객에서 청구하는 비용이다. 홈론 계약서에 해당 홈론 상품에 대한 breaking fee가 자세히 명시되어 있다. (계산법만 빼고). 일반적으로는 - 남아있는 홈론 계약기간, 고정 금리로 묶여있는 대출 총액, 금리차이 (=고정금리-현재 변동금리)에 의해 계산된다. 

이게 정확한 계산법은 안알려주면서 (호주 사람들은 이런거 안궁금한가?? 은행상담원에게 여러번 물어도 제대로 아는 인간이 없었다.) 은행에 전화해서 물어보면 그 비용이 꽤 커서 선뜻 breaking fee 내고 다른 은행으로 옮길 엄두가 안났었다. 즉 - 고객이 더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은행으로 옮기는 것에 대해 손익계산서를 따져봤을 때, 다른 은행으로 옮겨서 절약할 수 있는 이자 + 새로운 홈론 상품을 set-up 하는 비용 + exit fee를 합한 것보다 조금 더 많이 breaking fee가 나온다고 생각하면 된다. 즉 - 배보다 배꼽이 커서 못옮기게 되는거다. 

이번 해에 금리인하가 한 번 더 있을꺼 같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이번에도 한 발 늦은 것 같다. 금리가 이미 인하되었으니 economic cost가 곧 한 차례 뛸 듯 하다. 

아.... 참고로 고정 금리상품에 있는데 - 기준 금리가 올라가면 - economic cost는 안나오는걸로 안다. 왜냐면 은행에선 이비 keep 되어있는 돈을 더 비싼 이자를 받으며 다른 사람에게 빌려줄 수 있기때문. 물론 그래도 exit fee는 별도로 들지만. 

 

<이번 홈론 대출과 금리 하락에서 얻은 교훈>

요즘 금리가 더 이상 낮아지는게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아주 싸므로 fixed rate로 홈론을 받는 것도 방법이지만, 근 시일 내 (1~2년 이내)에 여유돈이 생겨서 대출금을 예정보다 일찍 상환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면... economic cost가 발생하지 않도록 변동금리 상품을 선택하거나, 변동+고정으로 split된 상품을 선택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보는 것도 괜찮겠다. 

변동+고정으로 split 해서 선택하긴 했었는데... 이번엔 그 비율을 좀 잘못잡았던듯. 몇 달 후에 홈론 갈아탈때는 - 변동금리 100%에다가 계좌유지비용 안나가게 (그리고 안헷갈리게) offset 없으면서 redraw 되는걸로 가야겠다. 

 

그나저나 금리는 한 번 더 내렸는데... 호주 경제는 침체될 확률이 더 높아진거 같고... 환율은 더 내려갈 전망이라고 하고... 앞으로 호주 집값은 어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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