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이런저런 베이킹을 가끔 하는 편인데 - 배우자도 그렇고, 배우자 친구 나이젤 (Nigel)도 그렇고, 한번 맛보고는, 또 만들어달라고 하는 것이 바로 애플파이 (Apple Pie)다. 홈메이드 애플파이를 맛본 여동생도 심지어 내가 한국에 갔을 때, 사과파이를 만들어서 자기집 냉동실에 넣어놓고 (?) 가라고 부탁할 정도니 말이다.
애플파이 - 사실 간단하게 냉동 상태로 시판되는 애플파이를 사서 집에서 간단히 구워먹을 수도 있기는 할텐데, 집에서 직접 만드는거랑 비교하면, 맛이 천지차이다. 집에서 만든다고 해도, 파이지 (Pie Dough)에 따라서도 맛이 좀 달라진다.
한때는 (물론 지금도 종종) 냉동으로 만들어져 나오는 파이지를 사다가 쓰고는 했는데, 애플파이를 만들때 파이지까지 직접 만들면 맛이나 식감에서 확연한 차이가 난다. 그래서 집에서 손수 만든 애플파이를 (from scrach) 한 번 맛보고 나면, 그 후로는 냉동되어 나오는 애플파이에는 만족할 수 없게 되는 것 같다.
호주에는 어느 새 가을이 왔고 - 오랫만에 베이킹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배우자가 근 한달 동안 노래를 불러대던 애플파이를 만들기로.
애플파이 재료
파이지 (=Pie Dough or pastry)
- 밀가루 315 g - 소금이랑 같이 체에 한 번 걸러준다.
- 소금 1 티스푼
- 차가운 버터 170 g - (인내심에 따라) 가로세로 0.5~1 cm 크기를 목표로 작게 깍뚝썰기한다. 보통 버터가 금새 물러져서 깍뚝썰기 어려운데 필요한 양만큼 무게를 잰 다음, 냉동실에 30분 정도 넣었다 꺼내서 깍뚝썰기 하는 것도 방법이다.
- 차가운 물 - 아니면 물에다 얼음을 몇 조각 넣어서 차갑게 해서 사용하는 것도 방법.
- (기호에 따라) 설탕 1 테이블 스푼
<냉동파이지> 파이지 만드는게, 익숙해지면 쉽기는 하지만 어찌보면 참 번거롭기도 하다. 냉동파이지 사다가 써도 나름 아주 맛있으니까, 시간이 부족하거나, 나중에 뒷정리하기가 부담된다 하시면 그냥 냉동제품 사서 쓰면 된다. 나도 큰 마음 먹은게 아니면 정리하는게 귀찮아서 보통은 냉동파이지 사다가 쓴다. 소개하는 레시피는 short pastry이기는 한데, short 로 하든 puff (층층이 부풀어 오름)로 하든 둘 다 괜찮다. 그냥 집에 있는거 쓰면 된다.
파이속 (Filling)
- 사과 껍질깍고, 씨빼고 1 kg - 두께 0.2 cm 를 목표로 얇게 썬다. 한 가지 사과로 해도 되고, 다양한 종류의 사과를 섞어서 써도 된다. 개인적으로는 granny smith, pink lady, modi 같은 과육이 단단하고 단맛과 신맛이 나는 사과를 적절히 섞어서 만드는게 맛있는 듯.
- 밀가루 2 테이블스푼
- (흑) 설탕 80 ~150 g - 흑설탕만 80g 넣으면 단맛이 없는 파이가 되고, 백설탕만 150 g 정도 넣으면 단맛 나는 파이가 된다. 선호하는 단맛 정도에 따라 적당히 조절할 것. 나는 보통 반반씩 섞어서 쓴다. 감이 없다면 흑설탕 백설탕 60 g씩 해서 총 120 g 으로 해보시길.
- 소금 0.5 티스푼
- 계피가루 1~2 티스푼
- 레몬 반개 즙 (=시판 레몬 주스 1 테이블스푼)
- 달걀 1개
애플파이 만들기
1. 일단 파이지를 먼저 준비한다. 체 친 밀가루 + 소금 + (기호에 따라) 설탕에다가 - 차갑게 해서 깍뚝썰기한 버터를 골고루 섞어준다. 작게 썬 버터 조각에다가 밀가루를 골고루 묻혀주는거다. 그런 다음 차가운 물을 넣고 골고루 섞어준다. 처음부터 손으로 만지면 체온때문에 버터가 급격하게 물러지므로, 가급적이면 포크나 주걱을 이용하도록.
파이지 만들 때 핵심은 재료들을 차갑게 해서 재빠르게 만드는거다. 차갑게 해야 다루기도 쉽고 나중에 바삭바삭하고 부드러운 파이지가 된다.
손에 버터묻는거 싫고, pulse 기능있는 믹서기가 집에 있는 경우에는 - 믹서기에 넣고 pulse (이거 한국말로 뭐라하나요?) 해서 섞어주면 된다.
<나타샤의 Pie Crust Recipe에 있는 믹서기로 섞는 방법 예시>
2. 버터 + 물 + 밀가루가 골고루 작게 덩어리가 지면, 손으로 꾹꾹누르며 재빠르게 반죽해준다. 완벽할 필요는 없고 한개로 뭉치기만 하면 된다. 그런 다음 랩으로 싸거나 밀폐용기에 담아서 파이속을 준비하는 동안 냉장고에 넣어둔다.
3. 오븐을 200 ℃ 로 예열한다.
4. 파이속 준비 - 얇게 썬 사과 + 레몬즙 + 계피가루 (=시나몬 파우더) + 밀가루 + 설탕 + 소금을 골고루 섞는다.
신선한 레몬에서 즙을 짜서 사용하는 분은 - 레몬껍질을 미세 강판에 갈아서 1 티스푼 정도 섞어주면 나중에 레몬향이 나서 좋습니다.
5. 파이지 모양 잡기 - 냉장고에서 파이지 반죽을 꺼내서 크기가 2:3 정도가 되도록 두 등분으로 나눈다. 작은건 다시 냉장고에 넣어두고, 작업대에 밀가루를 넉넉히 흩뿌린 다음 크기가 큰 반죽 덩어리를 방망이로 밀어서, 파이틀 보다 넉넉하게 큰 크기 (=파이틀 지름 + 옆면 X2 + 3~4 cm 여유) 로 만들어준다. 버터가 녹으면 작업대와 방망이에 들러붙기때문에, 차가운 상태로 재빠르게 밀어주어야 한다. 반죽을 중간중간 뒤집을 때마다 밀가루를 넉넉하게 흩뿌려준다.
반죽이 원하는 크기가 되면, 다음 아래 사진처럼 밀가루를 흩뿌린 방망이에다가 감아서, 파이틀에 옮겨준다. 손으로 그냥 옮기다가는 - 성공하면 다행이지만, 글루텐이 거의 형성되지 않은 반죽이라 실패하면 그대로 찢어질 수 있다.
6. 파이지를 파이틀에 성공적으로 옮긴 후, 바닥과 옆면에 밀착되도록 모양을 잡아준 후 포크로 여기저기 찔러준다.
파이지를 담은 파이틀은 그대로 냉장고에 넣어두고, 작은 반죽을 꺼내서 같은 방법으로 파이틀 크기보다 조금 크게 (=파이틀 지름 + 3~4 cm 여유) 밀어준다. 이번 것은 파이 위에 올라갈꺼다.
7. 냉장고에서 파이틀을 꺼내 준비된 파이 속을 모두 담아준다. 가운데가 볼록해도 괜찮다. 나중에 오븐 안에서 구워지며 다 평평해진다. 주의할 점은 파이지 가장자리를 덮지않도록 하는 것. 그런 다음 나머지 반죽을 방망이로 감아서 파이틀 위에 펼쳐 준 다음, 손으로 가장자리를 꾹꾹 눌러 접합해준다. 가장자리는 - 주방용 가위로 정리해주고, 손으로 혹은 포크로 꾹꾹 눌러 모양을 내준다.
8. 파이 가운데에 칼로 열 십자 모양으로 구멍을 뚫어준다. 이래야 나중에 사과가 익으면서 나는 증기가 빠져나갈 수 있다. 나는 윗면을 다 덮는 심플한 방법을 택했지만 - 의욕이 있는 분들은 조금 더 다양한 모양을 시도해보실수도 있다. <이미치 출처: Pie Crust Designs by Sally's Baking Addiction>
9. 달걀을 노른자와 흰자를 골고루 섞은 다음 - 베이킹용 브러쉬로 파이지 윗면에 골고루 발라준다. 이래야 나중에 황금빛 파이가 탄생한다. 만약 집에 달걀이 없다면... 우유를 발라주자. 우유의 단백질이 어느 정도 황금빛이 돌도록 해준다. 여기에 기호에 따라 설탕을 1 티스푼 골고루 흝뿌려줘도 괜찮다.
10. 큰 베이킹용 트레이에 파이틀을 얹어서, 예열된 오븐에 넣은 후 1시간 동안 굽는다. 베이킹용 트레이에 안담고 그냥 파이틀만 넣었다가는... 나중에 사과즙+설탕이 끓어넘쳐서 오븐 바닥에 들러붙는 경우가 자주 있기때문에.... 조심해야한다.
11. 오픈에서 꺼낸 후 30분 정도 식힌 후, 따뜻할 때 서빙하거나, 완전히 식혀서 낸다. 따뜻할 때 먹으면 맛있기는 한데, 파이를 자르는건 완전히 식은 후 혹은 차가울 때가 더 자르기 쉽다.
낼 때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이나, 바닐라 요거트를 곁들여 내면 좋다.
<참조 레시피들>
- Apple Pie from scrach - Tasty
- Apple Pie by Grandma Ople - allrecepes.com - 이 레시피는 이번에 소개한 레시피랑은 좀 다르지만 강력 추천!
- Easy Pie Crust Recipe by Natasha
그 외에 사과로는 이런 디저트도 만들 수 있다. 사과가 제철인 요즘 - 베이킹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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