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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들/요리 와인

폭우 & 심플 스파게티

by 반짝이는강 2020.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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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즈번은 요 몇일 매일같이 간헐적인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 비가 하도 억수같이 쏟아지니까 일부 지대가 낮은 지역들은 침수된 곳도 있었나보다. 월요일에 차량 정기점검 받으러 갔던 배우자가 마침 남쪽 동네에 간 김에 브라운스 플레인인가 어디에 있는 버닝스에 들렀는데, 비가 너무 세차고, 주차장이 물바다가 되어서  못나오고 있다는 메세지가 올 정도였으니 말이다. Browns Plains이 어딘고 해서 찾아보니까, 써니뱅크 (Sunnybanks)에서 남쪽으로 10 km 좀 넘게 내려간 곳에 위치하고 있다. 
우리 에도 무슨무슨 creek , 트에 Wet & Wild .


그래도 기다리던 비가 오니 죽은 줄 알았던 잔디도 살아나고, 잡초들은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크고 있다. 야 (Murraya) , 해서 .

덥고 건조한 날씨때문에 일주일에 한번씩은 수영장에 물을 보충해줬어야 했는데 - 폭우 덕분에 수돋물로 물을 별도 보충해주지 않아도 수영장의 수위가 아주 높게 유지되고 있다. 비가 꽤나 많이 오고, 심지어 내가 집을 3주 넘게 비웠던  7-10월에도 수도세가 $400이 나왔었기에... 이런 폭우는, 수도세에 누진세가 적용되는 호주에서는 가계 경제와도 직결되는 것 같다.

브리즈번 날씨를 한마디로 표현하라고 하면 - 호주 사람들은 대게 "덥고 습하다" 라고 정의하는데, 이번 주가 딱 그랬다. 갑자기 30분만에 3cm 정도 폭우가 쏟아졌다가, 언제 그랬냐는듯이 햇빛이 쨍쨍 난다. 심지어 에어컨을 켜도, 요리할 기력도 의지도 없다. 

그래서 오늘 저녁은..... 간단하게  토마토 소스 스파게티. 난 요렇게 몇 가지 재료 안넣고 만든 심플한 파스타 종류가 정말 맛있는거 같다. 물론... 배우자가 이런걸 좀 잘 만드는거 같기도 하지만 말이다.

옆에서 와인 한잔 쥐고 어떻게 만드는건가 유심히 지켜봤는데... 비결은 마늘, 베이컨, 바질이 아닌가 싶다. 

2인분 기준으로 재료는 

  • 마늘 4~5톨, 잘게 다진다. 
  • 지방 적은 베이컨 8~10장 - 두께 1~1.5 cm 쯤 되게 길죽하게 썬다. 
  • 토마토 통조림 1캔 (diced tomatoes)
  • 레드와인 반 잔 (100~150 ml)
  • 바질 한 줌
  • 올리브유  
  • 스파게티
  • 소금+후추
  • 파마산 치즈 

 

만들기

  1. 달궈진 팬에 (약한 불로 줄이고) 올리브유를 넉넉히 두르고, 곧바로 마늘을 넣고, 마늘향이 날 때까지 30~60초 볶아준다. 마늘향만 나면 되고, 마늘이 갈색돌게하면 안된다. 탄 마늘 (=갈색)은 나중에 쓴 맛의 원인이 된다. 
  2. 베이컨 투하. 5~8분정도 볶아주다. 
  3. 준비된 바질 중에 절반 정도를 솓으로 뜯어서 넣어준다. 줄기는 작게 다져서 넣어준다. 텃밭에서 따온 방울토마토도 1개 투척. 

베이컨 토마토 스파게티

4. 여기에 토마토 1캔을 넣고, 끓기 시작하면 레드와인도 넣고 소스가 자박해질 때까지 10~15분 약한 불에서 끓인다. 물론 가끔 저어주어야 한다. 소스가 뻑뻑해지면 - 중간에 물을 조금 넣어주어도 된다. 그리고 마지막에 스파게티 삶은 물을 1국자 퍼넣어야 하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5. 기호에 맞게 소금+후추를 넣어준다. 소금을 얼마만큼 넣어야할지 감이 안오면... 0.5 티스푼 정도 넣어주자. 

6. 소스가 완성되면, 스파게티 면을 포장지에 적힌 지침대로 삶는다. 우리집에서 사용하는 스파게티는 Garofalo 제품인데... 일단 넉넉한 크기의 냄비물이 끓으면 소금 1 티스푼 + 올리브유 1 테이블 스푼을 넣고, 거기에 스파게티 면을 모두 넣은 후, 다시 끓기 시작하면, 그 때부터 지정된 시간을 잰다. 1~2분마다 한번씩 스파게티도 저어주고, 소스도 저어주자. 

7. 스파게티 면을 삶는 동안 - 접시를 따뜻하게 준비해 두고, 식탁도 준비하고, 파마산 치즈도 따로 그릇에 담아서 서빙 스푼이랑 함께 준비한다. 

8. 스파게티가 다 삶기면, 스파게티 삶은 물을 1국자 퍼서 토마토 소스에 넣어준 다음, 냄비째로 체에 부어 스파게티 면에서 물기가 빠지게 30초 정도 방치한다. 

9. 그 사이 스파게티 삶은 물을 1국자 넣은 토마토 소스를 강한 불로 화르륵~~ 한번 끓여준다. 

10. 준비된 따뜻한 접시에 스파게티 면을 담고, 그 위에 토마토 소스를 끼얹은 다음, 파마산 치즈를 좀 과하다 싶게 마음껏 흩뿌리고, 마지막으로 남은 바질을 손으로 찢어서 장식한다. 

11. 파스타 + 여분의 파마산 치즈 with 숟가락 + 후추와 함께 서빙한다. 

심플 스파게티

 

요 몇 일 이 무더운 날씨에 집 주변의 울타리용 나무(hedge) 손질하고, 잔디깍고, 땅파고, 나무 다시 심고하느라 지쳐있던 우리는 - 이렇게 간단한 파스타를 먹고, 몇 달만에 영화를 보기로 했다.

배우자가 선택한건 1967년에 제작되었다는 Julie Christie 주연의 Far From The Madding Crowd. 오래 전에 제작된 영화는 - 시대감각에 떨어지는 것 같아서 기피하는 편인데, 스토리가 탄탄해서인지 의외로 굉장히 재미있었다. 

Far from the madding crowd는 원래 토마스 하디 (Thomas Hardy)의 소설인데, 무려 4번이나 영화로 만들어졌다. 존 슬레진저 (John Schlesinger) 가 감독한게 2번째 영화로 제작된 것이고, 가장 최근에는 캐리 멀리간 (Carey Mulligan)이 주연한 2015년 작품이 가장 최근이란다. 동네 도서관에 가면 이 영화가 DVD로 있을테니, 심심하신 분들은 한 번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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