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월에 심었던 오이모종이 무럭무럭 자라서 요즘 거의 매일같이 오이들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모종 팩에는 한 셀에 씨앗을 2개씩 넣어두었는지, 6X2 = 총 12개의 모종이 들어있었습니다. 2개씩 엉겨있었기에, 3덩이를 꺼내서 심었습니다. 나머지 3덩이는 심을 곳이 없어서 자연사... (이웃에 친한 사람이 있었음 나눠드렸을텐데...)
3덩이에를 꺼내서 심었기에 한 덩이당 모종 2개 X 3 = 총 6개의 오이 모종을 키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위에 사진에서 보이듯 - 조금 자라고 나서는 이대로 두면 엉겨있는 2개가 서로 경쟁해서 잘 못자라겠다 싶어서 둘 중 더 괜찮아 보이는 놈을 남기고 다른 하나는 가위로 잘라줬었어요. 그래서 총 3개의 오이 모종이 자라게 되었습니다.
오이 - 씨앗부터 심는게 낫나 모종을 사서 심는게 낫나?
전에 농사 좀 지어보신 어머니 말로는 - 오이 씨앗 100개 든거 한 팩 사서 뿌려봐야 제 실력(?)으로는 오이 싹이 안날수도 있으니 - 그 돈으로 그냥 모종 한 팩 사서 그 중에 가장 실한 놈 한 두 개만 심으래요.
더불어 저희는 2인 가족이니까, 하나만 심어도 여름 내내 질리도록 오이 먹을 수 있을꺼라고 그려섰었는데... 요즘 오이가 달리는 속도를 보니까 - 그 말씀이 정말 맞네요. 오이 모종 1개만 심어도, 2인 가족이 여름내내 질리도록 오이 먹을 수 있을꺼 같습니다.
텃밭을 만들 때 흙에다가 낙엽, 마당에 떨어진 잔 나뭇가지, 소똥, 퇴비 및 생선가시 등등이 들었다는 유기농 soil improver를 가득 넣고 섞어준다음, 모종들을 심고, 그 위에 sugarcane mulch를 10cm 정도 덮어준 후에는 오후 5시 경에 물주는 것 이외에는 특별히 하는게 없습니다. 그런데... 매우 잘 자라네요. 참... 저는 게으른 사람이라 오후에 물을 주지만... 이왕이면 오이는 아침에 물을 주고, 오이 수확도 아침에 하는게 좋습니다.
워낙에 오이 옆에 있는 애호박이랑 토마토, 그리고 브로콜리니한테 정신이 팔려서 그런지... 별 신경 안써줘도 병충해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꼭 꼽아보자면... 오이에도 곰팡이균!! 이라는 병충해가 있는데 이건 예방하기가 쉽습니다. 어떻게 하느냐고요? 물 줄 때 땅에 - 즉 흙에 물을 주고, 오이 잎에는 물이 닿지 않도록 물을 주는 겁니다. 이건 토마토나 애호박도 마찬가지 입니다. 잎이 물에 젖으면 몇 일 지나지 않아서 잎사귀에 하안색 반점들이 생기는데 - 그게 바로 곰팡이랍니다.
하얀 반점이 있는 잎들이 보이면 - 다른 건강한 잎들로 퍼지지 않게 깨끗한 가위로 잎들을 싹뚝싹뚝 잘라서 쓰레기통에 버려주세요. 그리고 오이 줄기가 뻗어나감에 따라 - 오이 잎들이 저절로 시들거나 노랗게 변하는 것들이 있는데 - 그것도 가위로 잘라서 버려주세요. 그래야 영양분이 새로운 가지가 뻗어나가는데, 그리고 새 오이가 맺히는데 쓰인답니다.
오이를 위한 지지대
오이는 지지대가 있어야 그걸 타고 올라가면서 오이가 잘 맺히는데요... 집에 대나무나 - 길죽한 나무막대나, 채소전용 trellis 가 있으면 설치해주시면 되겠습니다. 물론 심을때 지지대에 가깝게 심어주거나, 지지대를 오이 모종 근처에 세워줘야겠죠?
저는 - 위 사진처럼 텃밭 프래임에서 한쪽 면은 아예 5x5 cm 정도의 크기로 짜여진 그물 철사망을 세워줬어요. 콩이랑 오이랑 타고 올라가라고 해두긴 했는데... 철사망 높이가 70 cm 라서 그 위에는 텃밭 전체에 들러씌운 그물망을 연결해줬어요. 그물망은 2x2cm 정도로 크기가 작아서 가끔 오이가 그물망 사이에 자라기 시작하면 수확할 때 불상사가 생기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지지대의 역할을 잘 하고 있습니다.
일 마치고 오후에 텃밭에 나갔는데 오이가 저렇게 짠! 하고 달려있으면 정말 신기하답니다!
10월 초에 심은 오이를 11월 중순에 처음 수확한 사진입니다. 첫수확 치고는 꽤 많죠? 오이가 달리면 일찍 빨랑빨랑 수확해야한다는데 (그래야 오이가 계속 달려요) - 뭘 모르던 때라 기다리다 한번에 수확했습니다.
갑자기 많이 생긴 오이로 뭘 할까 하다가 - 얆게 져며서 소금에 살짝 절인 오이랑 크림치즈랑 넣고 호밀빵에 끼워서 오이샌드위치 해먹고요. 오랫만에 오이피클도 3 병 만들었습니다. 저만의 오이피클 레시피는 여기 있습니다.
2018/06/10 - [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들/요리 와인] - 오이 피클 만들기
오이피클은 - 여러모로 다른 음식 낼 때 옆에 같이 내기 좋은거 같아요. 얼마 전에는 라면 먹을 때 오이피클을 곁들어 먹었는데 김치를 곁들여 먹는거랑은 좀 다르게 개운하고 달큰하니 맛있더라고요.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니까 - 오이피클은 허브의 일종인 dill이랑 생고추를 1~2개쯤 같이 넣어서 담글 때가 제일 맛있는거 같아요. 배우자가 생선 요리할때 쓰고 싶다면서 dill도 심어달라고 했었는데... 피클 담글때 쓰게 곧 dill이랑 고추도 좀 심어야 할까봐요.
p.s - 어제도 오이를 한무더기 수확해서 - 일단은 피클도 한 병 더 만들고, 오이무침을 만들어놨어요. 전 오이김치를 좋아하는데 - 오이 김치 만드는건 마음의 준비가 필요해서 일단은.... 간편한 오이무침으로 대체해 봅니다. 그래도 아직 오이가 남아서 - 오이무침 다 먹으면 오이볶음(?)을 해봐야겠어요. 마음의 여유가 좀 생기면 연말에 오이김치 만들기에 도전해 볼까봐요.
다들 주말 건강하게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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