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회사에 입사하고 어쩌다 그리된건지... 아마 회사에서 가장 바쁜 사람 몇몇 중 한 사람이 제가 아니었나 싶었네요. 다들 불가능할꺼라며 고개를 저었던 목표 달성을 바로 눈앞에 두고 있었어요. 99%쯤 목표지점에 도달해 있는 상태였고, 남은 1%도 빠듯하긴 했지만 순조롭게 진행되는 중이라 목표 달성은 정말 시간 문제였죠.
그런데 예상치 않게 FDA가 저의 발목을 잡았네요... ㅠㅠ
저나 제 팀이 아무리 노력한들 - 바꿀수가 없는 결정이 내려졌답니다. 9월부터 미친듯이 달려왔는데 - 정말 맥이 탁 풀리더군요. 팀원들이 몇 달 간 노력해온걸 빛나는 과실로 수확할수는 없더라도 - 뭐라도 당당히 발표할 수 있는 뭔가로 만들어서 - 작게라도 인정받을 수 있게 해주고 싶었어요. 그런 작업을 하며 금요일 하루를 보냈답니다.
업무가 끝나고 보니 입맛도 없고 - 냉장고에는 채소만 있고, 그렇다고 장보러 가기에는 - 제가 좋아하는 정육점은 6시에 닫기때문에... 이미 늦었더라고요. 뭐 복잡한걸 만들 기력도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 얼마전에 어디선가 본 <토마토 달걀 수프> 생각이 나더라고요. 집에서 기른 토마토도 있고, 달걀도 있어서 어떻게 만드는건가 찾아봤더니, 매우 간단해서 (준비~조리~서빙까지 30분 미만), 밑져야 본전 싶어서 만들어봤는데 - 제 입맛엔 딱이더라고요.
<토마토 달걀 수프 재료 for 2~3인분>
토마토 3개
마늘 반쪽 ~ 1개
달걀 3개
쪽파 한 가닥 (=Spring onion)
올리브 오일 2~3테이블 스푼
옥수수 전분 2 테이블 스푼
닭육수 - 500 ml (전 OXO 큐브에 뜨거운 물 부어서 썼어요)
간장 1테이블 스푼
소금 + 후추 적당량
<토마토 달걀 수프 만들기>
1. 제일 먼저 토마토를 한입 크기로 잘라서 소금을 0.5 티스푼 뿌려서 대충 섞은 후, 다른 재료를 준비하는 동안 그대로 잠깐 둔다. (2~5분)
2. 마늘 반 쪽~한 쪽을 강판에 갈아둔다. 달걀은 그릇에 깨뜨려 - 흰자와 노른자가 섞이게 살짝 저어준다. 옥수수 전분 2 테이블 스푼은 물 2테이블 스푼에 섞어서 준비한다. 쪽파는 동그란 모양이 되게 썰어놓는다.
3. 중간 불로 달군 냄비 (혹은 소스팬)에다가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준비된 쪽파 하얀 부분을 넣고 좋은 냄새가 날때까지 볶은 후 (30초?), 토마토와 마늘을 넣고 토마토 국물이 보글보글 끓을 때까지 약 2분 정도 볶아준다.
4. (이왕이면 뜨겁게) 준비된 닭육수 + 간장 + 후추를 넣고 보글보글 끓어오를 때까지 잠깐 기다린다.
5. 끓기 시작하면 옥수수 전분을 넣은 다음 냄비 안을 휘휘 저어서 국물 소용돌이(?)를 만든다. 소용돌이 한 가운데다가 계란을 천천히 부어준다. 남아있는 쪽파 초록색 부분을 넣은 후 불을 끄고, 적당한 크기의 그릇에 담아서 내면 끝.
레시피 내놓은 사람은 10분 이라고 했는데... 제가 요리 허당인걸 감안해도... 이거 만드는데 정말 30분도 안걸렸어요. 근데 제 입맛엔 딱이네요. 다음에 입맛이 없고, 모든게 귀찮을 때 요거 또 해먹어야겠어요.
생각보다 맛있어서 이런 저런 레시피 찾아보니까 - 이건 중국 요리(?)인가보더라고요. 여름에 입맛없을 때 먹는 요리 중 하나인 것 같아요. 뜨겁게 먹기도 하고 차갑게 먹기도 한다네요.
Marion의 레시피에서는 마지막에 장식으로 쪽파를 썼는데, 다른 레시피에서는 고수를 넣으라는 것도 있고, 제 생각엔 파슬리를 잘게 다져서 올려도 될꺼 같아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저는 - Chinese cooking wine을 1 숟가락 넣었는데, 아시아 요리할 때 Chinese cooking wine 넣으면 음식이 항상 조금 더 맛있어지는거 같아요.
레시피 출처:
Chinese Tomato Egg Drop Soup10
10 minute Tomato Egg Drop Soup
이번 해엔 어린이 주먹만한 크기로 자라는 토마토를 심었는데 - 보통은 저렇게 빨갛게 될때까지 안두고, 적당한 크기가 되면 - 따다가 부엌 벤치위에 두면 일주일 안에 빨간색이 된답니다. 집에서 키운 토마토는 - 정말 토마토 냄새가 진하게 나면서 맛있는게 먹을 때 보람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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