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에서는 좀 맛있는 고기가 먹고 싶을 때는 Meat Emporium 이고 알렉산드리아에 있는 정육점에 종종 갔었습니다. 대형 부티크 정육점인데 - 매장 전체가 냉장고라서, 매장 들어가기 전에 입으라고 입구에는 코트(?)들이 걸려있습니다. 입구부터 심상치 않은 셈이죠.
거기서 파는 T-bone steak는 포장만 봐도 (뼈 부분을 따라 종이를 붙여놨음), 여기서 파는 고기는 각별한 사랑이 들어가 있구나 싶었어요. 거기서 산 고기를 요리해 보면 - 눈물이 핑 돌게 맛있었습니다. 아무리 요리를 잘 할 수 있어도, 고기 자체가 좋은건 못따라 가는거 같아요.
브리즈번에서는 괜찮은 정육점이 어디 있을까 싶었는데 - 동네 사람들이 추천해준 켄모어에 있는 James' Connoisseur Meats 는 고기가 맛있기는 했는데 - 소고기 종류로만 집중되어 있고 가격이 조큼 사악해서 잘 안가게 되더라고요. 동생이 놀러왔을 때랑, 배우자 생일 때 한번.... 아마 총 세네번쯤 이용했나봅니다.
그러던 중.... 우연찮게 알게 된 분이 괜찮은 정육점이 있다고 소개해주셨는데 - 이제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고기는 여기서 삽니다. 어기가 어디냐 하면 바로.... Hillman Meat Company!
2개 지점이 있는데 - 타링가 (Taringa) 랑 다라 (Darra) 에 지점이 있습니다. 저는 타링가에 있는 지점에 가는데 - 고객전용 주차장이 건물 뒷편에 따로 있고요 (항상 주차할 수 있음), 건물 앞으로도 무료 스트릿 파킹이 가능합니다.
힐맨 미트 컴퍼니에서 산 고기들 보여드리겠습니다. 제일 처음으로 샀던건 손님 초대용으로 만든 로스트 비프..... 집에서 이렇게 큰 소고기 덩어리를 오븐에 구워보기는 또 처음....이었는데 진짜로 맛있었어요!!!
힐맨 미트 컴퍼니는 약간 신기했던게 - 여기서 파는 소고기는 뉴질랜드 산이 대부분인데요. 근데 더 맛있는거 같아요. 저 위에 소고기는 뉴질랜드에서 온 소고기입니다. 물론 와규도 있고 여러가지 있습니다.
그리고 양고기... 양고기 하면... 프렌치 컷 아니겠습니까. 아래 사진처럼 통째로 진공포장 해서 파는 것도 마음에 듭니다. 지방 많은 쪽에 칼집 넣고, 겨자랑 후추를 뭍혀 뒀다가 겉은 후라이팬에 익히고 오븐에서 마무리했는데 - 오... 정말 맛있었어요.
비싼 부위만 사는 것은 아닙 니다. 저기 chuck - 이건 한국어로는 사태?쯤 되나요? 소고기 스튜한다고 사온 부위인데 kg당 $16 쯤이었나봅니다. 지방이 적당히 섞여있고, 손질하기도 너무 쉽더라고요. 당연히 스튜도 정말 맛있게 됐습니다.
어떤 날은 딱 2개씩 포장되어있는 안심을 사기도 하고요... 혹은 마음에 드는 안심이 없으면 새로 잘라달라고 하면 원하는 두께로도 잘라줍니다. 저희 집은 좀 두껍게 잘라달라고 하는 편이에요.
사진은 못찾았는데 - 여기 닭고기도 엄청 맛있고요... 달걀도 맛있어요. 닭고기는 - 슈퍼마켓에서 살때는 free range (방사해서 키운 닭?)로 사는데 - 여기는 그런거 없고 <닭고기는 닭고기 한 종류 - 끝> 이렇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엔 조금 주저했었는데 - 여기서 닭고기 한 번 사보니까 - 그 다음부턴 슈퍼마켓에서 파는거 못사겠더라고요.
일단 - 닭고기 손질이 너무너무 깨끗하게 잘 되어있어요. 닭다리면 닭다리, 매릴랜드 (닭다리+허벅지에 아우르는 큰 부위)도 엄청 예쁘고요. 닭 한마리 통째로 로스트 할 수 있는 것도 크기도 크고, 손질도 잘 되어있고, 로스트 해보면 확실히 맛있어요.
달걀은 다른 곳에서 사는 것에 비해서 크기가 크고 - 달걀을 깰 때 보면 껍질이 단단한게 느껴지고 (요즘은 매일 여기서만 사니까 감동이 적은데) - 처음 먹어보면 달걀이 맛있는거구나 -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일주일에 한번씩은 꼭 이 정육점에 갑니다. 시드니에선 슈퍼마켓에서 모든걸 해결했다면, 브리즈번에 오고나서 야채는 야채가게에서, 고기는 정육점에서 사게 된 것 같네요. 지역 소상공인도 돕고, 덕분에 저는 맛있는 것들을 먹을 수 있으니 이런게 일석이조에다가 누이 좋고 매부 좋은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주변에 어떤 정육점이, 어떤 야채과일가게가 있는지도 한번쯤 살펴보시는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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