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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살이/일상생활

뜻밖의 선물

by 반짝이는강 2021.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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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호주) 우체국 배송으로 뭔가가 우리 집으로 배송올 예정이라고 메세지가 왔습니다.
"주문한거 없는데? 스팸인가보다... 내 번호가 또 어디에 샜다는 말인가... " 라고 생각하고 그냥 무시했습니다.
그런데....... 정오가 좀 지난 무렵에 벨이 울리네요?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최근에 같이 여행을 갔다온 T가 보낸 것이었습니다.

최근에 같이 여행을 갔을 때 저희 일행은 Two figs winery에서 와인 테이스팅을 했는데, 사실 요걸 가장 하고 싶어했던 사람은 저고요. S도 하고 싶었을텐데 그녀는 운전하느라 못하고, T는 원래 알코올류는 특별한게 아니면 소비하지 않기에 안하고, J가 저랑 같이 테이스팅을 했었습니다. 와인을 안마시는 T는 치즈 플라타를 주문했었고요.

와인테이스팅 치즈플라타


여행을 다녀와서 이런저런 비용들을 정산하는데 와인 테이스팅 하면서 든 돈은 제가 냈었기에 비용을 정산하던 T가 저한테 얼마냐고 물어왔고, 저 때문에 한거 같아서 제가 J와 저의 테이스팅 비용이랑 치즈 플라타 비용을 내겠다고 했었는데 - T는 그게 좀 마음이 편하지 않았나봅니다. 돈 안받겠다는 저한테 돈을 줄수는 없으니 대신 이렇게 집으로 와인을 보냈네요.

저였으면 그냥 넘어갔을꺼 같은데 역시 빚지는거 싫어하는 T 답습니다. 하하.

T랑 알게된지도 어느덧 8년이 되었메요. 지난 직장에서도 현재 직장에서도 든든한 T… 무심한듯 외골수로 보이기도 하지만 사리분별 분명하고 마음씀씀이가 각별한 T.

 

호주에서는 서로에게 나이를 물어보지 않다보니 8년 동안 알고 지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같이 여행간 그녀들의 나이를 몰랐었습니다. 제가 좀 무심한 성격이라 그런지 여태까지 나이를 물어볼 생각도 안해봤었고요. 이번에도 사실 나이를 물어볼려고 한건 아니었는데, 어쩌다 보니 그녀들의 나이를 알게되었네요. 역시 같이 여행 다니고 하다보면 이런 저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하게 됩니다.

 

무리 중에 T가 나이가 가장 많고, 유일하게 법적으로 결혼하지 않은 상태인대요. 어쩌다 유언장 이야기가 나왔는데, 현재 같이 살고있는 남친이랑 자기는 각자의 재산은 각자의 모태 가족 및 친지에게 나눠주고, 서로에게는 재산을 따로 할당하지 않기로 합의를 봤다고 합니다. 그런데 유연장에 같이 살고있는 동거인 앞으로 재산을 하나도 남겨놓지 않으면 오히려 그게 나중에 분쟁의 소지가 될 수 있으므로, 분쟁 방지 차원에서 유언장에다가 전 재산의 2%를 주기로 합의(?)를 했다는군요. 

 

T의 남친이자 동거인은 저도 꽤 여러몬 만나본지라 조금은 알고 있는 사이인데, 연륜이 있어서인지 합리적이고 둘 다 역시 쿨합니다. T는 본인의 가족력을 고려해보면 지금보다 더 늦으면 여행 가는데 제약이 생길지 모르니까, 코로나 사태가 끝나면, 회사는 1년 휴직을 신청해보고, 안되면 그냥 사표를 던지고 여행을 다녀오겠다고 합니다. 얼른 코로나 사태가 끝이 나서 둘이 마음껏 여행을 다니게 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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