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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살이/일상생활

코로나 바이러스는 언제쯤 날 떠나려는지...

by 반짝이는강 2022.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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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즈매니아에 갔다오고 그 다음 날부터 비실대기 시작해서 아프기 시작한지 벌써 2주가 되었다.

감기도 한 번 잘 안걸리는 건강 체질인 내가 2주째 골골대고 있다니... 

바이러스 질환답게 처음 몇 일은 고열과 오한이 동시에 오더니, 그 시기가 지나니까 관절마디마디가 아픈 그런 느낌이 살짝 하루 이틀 들었었다. 그리고는 인후통으로 넘어가서 목이 아프고, 식욕도 뚝 떨어지고, 기침도 나고 하더니 몇 일 지나니 인후통은 사라졌다. 그런데 기침은 가시질 않는다. 가만히 있어도 기침이 나고, 말하다가도 기침이 나고, 조금 움직일라치면 기침이 나고, 기침이 통제가 되질 않는다. 기침을 많이 하고 나면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숨도 가빴다가 그런다. 계속 몸에 기력이 없다. 집중해서 뭔가를 하기가 힘이 든다. 

 

처음엔 집에 있는 재료로 감자수프, 치킨 누들수프를 만들었다가 - 그 다음부터는 레토르트 수프들인 머쉬룸 수프. 햄앤 피 수프, 등등등.... 수프들만 먹었다. 집에서 만든 브로콜리 수프가 먹고 싶었고 - 요건 만들기도 엄청 쉬운데, 근데 치킨스톡이 없어서 그냥 말았다. 

사실 먹고 싶은게 없기도 했다. 그래서 목에 가래가 묽어지라고 꿀물만 마신 날도 있다. ㅠㅠ

그러다 수박이 먹고 싶어서 - 집 근처 편의점에 10시가 다 되어 들러서 마침 수박이 있길래 수박을 통째로 사다가 몇 일 수박에 의지하며 살았다. 

사실 사람 많은 곳에 가기도 꺼려지고, 갈 힘도 없다. ㅜㅜ

배우자나 나나 둘 다 일주일 넘게 아프다 보니까 - 나는 점점 한국음식들이 먹고 싶어졌다. 아플땐 경상도식 소고기 무국이나, 닭죽 같은걸 먹고 싶은데... 호주에 살고 있으니 내가 해야만 먹을 수 있다. 

엄마랑 동생은 내가 걱정이 되었는지 매일 같이 전화를 해주었다. 엄마도 동생도 - 옆에 있으면 보양식도 해주고 할텐데.... 라고 한다. 호주에 산지 10년이 되었는데, 호주에 사는게 처음으로 서러운 순간...  

먹고 싶은건 먹어가면서 아파야지 빨리 낫지 싶어서, 큰 맘 먹고 마스크 쓰고 한국슈퍼에 가서 무, 두부, 김치, 배, 쌍화탕 분말(?), 남도추어탕, 버섯 육개장 등등 보이는대로 담아서 왔다. 도라지즙이 기침하는데 좋다고 들어서 보이면 살 생각이었는데 -그건 없더라. 

버섯 육개장은 조미료 맛이 났지만, 남도추어탕은 꽤나 맛있었다. 

포기김치를 사왔기에 - 김치찌개도 끓여먹고, 무우를 듬뿍 넣어서 소고기 무국도 끓여먹었다.

이디야표 쌍화탕도 생각보다 맛있다. 

한국에서 온 배도 조금 더 달면 좋겠다 싶기도 했지만, 그래도 꽤 맛있다. 

전엔 잘 몰랐는데, 아프고 보니까 멀지 않은 곳에 한국 슈퍼가 있어서 정말 요긴하다 싶다. 

 

아프고 나서 처음 월/화요일은 병가를 내고 쉬고, 수/목요일은 2시간씩 휴가를 내고 일찍 업무를 끝냈었다. 금요일-다음 월요일은 좀 괜찮아지는거 같아서 나도 모르게 무리를 했나...아.... 생각해보니 나는 월요일 저녁에 Accounting 기말고사를 봤다. 그래서 시험공부 하느라 토-일-월요일에 아프고 싶어도 아플수가 없었다. 

긴장이 풀려서 그랬는지 화요일부터 다시 안좋아져서 화요일에 4시간, 수요일에 2시간 휴가를 냈다. 목/금요일은 쉬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할 일이 너무 많았다.

 

내가 GPM으로 있는 임상연구의 SMC 미팅이 미국에 있는 연구잘들과 목요일 새벽에 있었다. First in human study인만큼 워낙에 빠르게 움직이는 임상연구이고, SMC 미팅 전후로 GPM으로 해야할 일이 좀 많다. 그간 함께해온 동료들의 배려와 도움으로 무사히 SMC 미팅이 끝났고, 임상연구는 다음 단계로 무사히 넘어가게 되었다. 다음 코호트 등록도 이미 다 라인업 되어있어서 잘 될꺼 같다.  야호~~  

 

2022년 Performance review 가 요즘 한창 진행중이다. 금요일까지 내 팀원들 rating을 마쳐야 하고, 또 feedback request가 온 것들도 금요일까지 모두 작성을 해야했다. 한 해 동안 다들 열심히 일했는데 - 이 과정을 소홀히 하기엔 내 마음이 편치 않아서 금요일 오후에는 feedback 작성을 모두 끝내느라 꽤 늦게까지 홈오피스에 남아있었다. 그래도 끝이 나서 다행이다. 

 

다음 주에 나의 보스가 연말을 맞아 브리즈번에 있는 직원들을 만날 겸 브리즈번으로 온다고 한다. 거기까진 괜찮은데 - 이로 인해 갑자기 나는 팀빌딩 액티비티랑 저녁식사 장소를 예약해야했다. 보통때라면 그리 어려운게 아닌데, 다음 주는 12월 - 모든 회사들이 Year end party를 하는 때다. 시간이 넉넉히 남아있었다면 장소를 물색하고 예약하는게 어렵지 않은데, 1주일 남기고 12월 저녁식사 장소를 예약하는게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10곳 정도 찾아보았는데 모두 booked out..... 

 

내가 예약을 시도했던 곳은...포티튜드 밸리 및 그 언저리에 있는 곳들인데...

Same Same / Agnes / Biaca / Honto

Maya / Bisou Bisou / Rosamarino / La cache a vins

Custom House / SK Steak & Oyster / Rogue bistro / Blackbird 

 

맛있고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 가는 것을 좋아하고, 그런 장소를 물색할 수 있는 나의 능력을 평소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나이건만,,, 갑자기 내려진 요청으로,,,, 울며 겨자먹기로 할 수 없이 잘 모르는 알 수 없는 레스토랑을 현재 예약을 해놓은 상태다. 제발 괜찮아야할텐데... 그보다 그 전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나를 떠나야 팀빌링 액티비티랑 저녁 식사에 참석할텐데.... 아웅... 걱정이다. 

그 다음 주에는 시드니에 출장을 가려고 계획하고 있는데 - 이게 좀 확 좋아져야 출장도 갈텐데.... 일요일인 내일도 좀 푹 쉬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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