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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살이

호주에서 암투병 - 조직검사

by 반짝이는강 2024.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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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0일 목요일에 종양내과 의사로부터 첫번째 biopsy order를 받았으나 예약이 쉽지 않았다. PET CT 에 따르면 mediastinal lymph node에  전이로 추정되는 7cm 종양이 있어서 거기서 생검을 하는걸로 order를 받았는데  폐랑 심장, 기도들이 밀집되어있는 곳이라 당장 바로 전문의 예약을 잡기가 어려웠다.

10월 11일에 만난 비뇨기 외과 의사에게 설명을 하니 그는 우리를 위해  그 자리에서 종양내과 의사에게 전화를 해주었다. 운좋게 원래 조직검사 오더를 낸 종양내과 의사랑 통화가 되었다. 구 전문의의 짧은 대화 결과, 배우자의 경우에는 어디서 샘플을 채취하는지는 중요한게 아니고, 치료 시작을 위해 "조직검사" 결과지를 얻는 것이 시급하기에  상대적으로 생검을 하기 쉬운 콩팥에서 조직을 채취하기로 변경이 되었다.
외과의사가 다행이 같은 병원 안에 있는 Queensland X-Ray의 방사선과 의사에게 전화해서 종양이 이미 17cm라서 조직채취는 매우 쉬울꺼라는 농담아닌 농담을 하면서 꼭 월요일에 biopsy를 해달라고 부탁을 해주었다.

이번에 안 사실은 보통 암이 신체의 여러군데 전이가 되어있는 경우에는 - 전이로 추정되는 곳에서 종양 샘플을 채취하는 것을 일반적으로 선호한다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전이로 추정된 곳에서 채취한 암세포가 primary로 추정되는 위치에서 기인했다고 확인이 되면, 두 곳의 암이 동일한 곳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기때문이라고 했다. 다른 말로 하자면, 암이 두 곳 이상에 있으면, 그게 각각 다른 장기에서 기인한 서로 다른 암은 아닌지 확인해보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다. 
 

10월 14일 월요일 

Core biopy를 어떻게 하는지 그 과정에 대해서는 전혀 문외한이었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부랴부라 이전 Q Scan에서 찍은 PSMA PET-CT 을 CD로 주문해서 토요일에 픽업을 했다. ClinRad에서 처음 찍은 CT도 월요일 아침 일찍 전화로 CD 제작을 요청했다. Q Scan은 워낙에 큰 회사라 매끄럽게 CD로 전달받을 수 있었는데 ClinRad는 CD 제작에 자꾸만 오류가 난다고 해서 결국은 CD로 전달받는걸 포기했었다. 긴급하게 CT를 찍어야하는 경우에는 작은 업체들이 좋을 수 있는데 - 앞으로도 계속 CT를 찍어야한다면 Q Scan 같은 큰 회사에서 찍는게 여러모로 좋은 것 같다. 그래야 종양내과 의사도 스캔을 바로바로 원활하게 볼 수 있다고 했다. 
 
배우자는 8시간 금식하고, 물도 마시지 않은 채로 병원에 9시에 도착했다. 농담처럼 병원이랑은 별도의 위치에 떨어져 있는 Q Scan에서 생검을 하다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어쩔꺼냐며, Greenslopes Private Hospital안에 있는 Queensland X-ray에서 생검을 하게 되어 다행이라고 했다. 

간단한 Day admission 수속절차를 마치고, 배우자는 부직포로 된 수술 환자복으로 갈아입은 후, 침대에 눕혀진 채 방사선과로 옮겨졌다. 거기서는 vital sign 확인을 한 후 순서를 기다렸다가 CT scanner가 있는 처치실로 옮겨졌다. 다행이 CT scanner가 있는 곳까지 따라가서 그 앞에서 기다릴 수 있었다. 

배우자가 심각한 주사바늘 공포증이 있기도 했고, 조영제 주사를 이왕이면 한 번이라도 덜 맞았으면 하는 마음에  4일전에 찍은 PET-CT 영상을 챙겨간 것이었는데 무용지물인듯 했다. 조직검사를 위해서 정확한 위치 확인이 필요하기에  다시 조영제를 주사해서 종양의 위치를 새로 확인해야하는 것 같았다. 
전담 간호사에게 배우자가 주사바늘 공포증이 있으며, 실신한 경우도 있다고 알려주었다.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서 한결 이완된 표정으로 배우자가 CT실 밖으로 실려나왔다. 딸깍 딸깍 하는 소리가 8번인가 나더니 끝났다며, 아프지 않았고, 의료진이 매우 전문가다웠다며, 조직검사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설명해주었다. 참고로 조직채취는 숙련된 방사선과 의사가 한다고 했다. 배우자는 조직채취가 끝나서 꽤 안도한 모습이었다. 거의 12시가 다 되어서 끝이 났던듯 하다. 
 
간호사 말로는 회복실에서 6시간 정도 모니터링 후 별 이상이 없으면 집으로 갈 수 있다고 했다. 환자 이외 다른 사람은 회복실에 들어갈 수 없기에 - 나는 6시간쯤 후에 병원에서 연락이 오면 배우자를 데리러 오마, 라고 한 후, 병원 스텝들에게 농담을 던지며 회복실로 들어가는 배우자를 보고는 나는 집으로 향했다. 
 
사보험 업그레이드
6시도 안되어 일어났기에 피곤하기도 했지만, private health insurance 약관을 찾아본 후, 앞 일이 어찌될지 모르니 hospital cover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는게 시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라인에서 변경하려고 찾아보기도 했었는데, 내가 원하는대로 변경하는건 온라인으로는 한계가 있었기에, 평일 낮시간이니 BUPA 지점을 방문하기로 마음 먹었다. 배우자의 암이 신장암인 만큼, 혹시라도 나중에 혈액투석이 필요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게 나의 걱정이었다. 그리고 Stage 4인 만큼 palliative care도 커버해 두는게 좋겠다고 판단했다.

다행이었던 것은... 이 날 나의 상담자가 된 직원분은 내가 상황을 설명하고 혈액투석이 포함되는걸로 커버를 높이고 싶다고 했더니, 그에 꼭 맞는 상품을 찾아주었다. 온라인상으로는 hospital cover 중에 가장 비싼 것만 혈액투석이 커버 되는걸로 나오는데, 그녀 말로는 온라인에 나오지 않는, 즉 광고하지 않는 상품 (silver) 중에 기존 고객들에게만 제공되는 혈액투석이 커버가 되는 상품이 있다고 했다. 당연히 가격도 온라인에 나오는 것보다 훨씬 저렴했다.

우리는 couple로 같은 상품에 가입되어 있었고 내가 policy holder였는데, 배우자가 계속 보험혜택을 보는데 혹시라도 지장이 없도록 내가 policy holder에서 탈퇴를 했고, 배우자가 자동으로 기존 보험의 policy holder가 되도록 변경한 후, hospital cover를 Silver Plus Assured로 업그레드하고 excess는 $500로 변경했다. 나는 싱글로 기존에 가입되어있던 Bronze Plus로 재가입을 했다. 상담사분은 기존 고객으로 분류되어 waiting 기간이 없도록 재확인해주었다. 
 

예상치 못한 입원

순조롭게 사보험 변경을 마치고, 배우자가 집에오면 기분이 좋으라고, Myer에 들러 배우자가 좋아하는 브랜드에서 여름용 bath robe랑 short를 사고, 식자재 쇼핑을 마친 후 주차장으로 향하는데 전화가 왔다. 병원에서 온 전화였는데 배우자가 Day admission 병동에서 다른 병동으로 옮겨졌고 오늘은 퇴원할 수 없다고 했다. 

전화를 끊고는, 운전해서 집으로 오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싶으면서도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라 머리속에서 정보처리가 되지 않았다는게 더 맞는 말인지도...

집으로 돌아온 후 조금 시간이 지나자 배우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자기는 괜찮았는데, 갑자기 심박수가 올라가더니, 처음에는 의료진이 한 명, 두 명 자기를 둘러싸더니 나중에는 10명도 넘는 사람들이 자기를 에워싸서 지켜보며, 혈관을 잡아 정맥으로 약물 투여를 시작하고,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며 횡설수설했다. 그래도 자기가 몇 병동의 몇 호실에 있는지는 잘 말해주었다. 
 
8시까지 방문이 가능하다고 해서 러시아워를 살짝 피해 병원으로 향했다. 배우자는 Coronary care unit으로 이송되어있었고, TV 드라마에서만 보던 기기들을 주렁주렁 달고 누워있었다.
내가 병원을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심박수가 위험수위로 올라갔었는데, 심장내과 전문의 말로는 정확한 이유를 꼭 꼬집을수는 없지만 biopsy 에서 기인한 shock 일수도 있으며, 24시간 close monitoring이 필요하다고 했다. 아침에 배우자 말대로, 병원안에 있는 곳에서 조직검사를 해서 참 다행이다 싶었다. 
 

10월 15일 화요일 

월요일 저녁 8시쯤 내가 떠난 후에, 배우자의 전담 종양내과 의사가 병실로 방문을 했었다고 한다. 원래 계획은 조직검사 결과가 나오면, 수요일부터 면역치료제 투여를 시작하는 것이었기에,  화요일에 퇴원하는 대신 수요일까지 입원을 하는게 좋겠다고 했단다. 
예상에 없던 입원이고 딱히 내가 할 수 있는게 없는지라 평소대로 재택근무를 마치고 늦은 오후가 되어 스테이크 버거를 간식으로 만들어서 병원에 방문을 했다. 병원에 가는 길에 보니 브리즈번은 자카란다가 절정이었다.

레가타 호텔 앞 자카란다


배우자는 간 밤에 소변을 보려고 잠깐 일어섰을때, 심박수가 급격히 올라가서, 의료진 몇 명이 몰려왔었다며, 불안하고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였다. 그래도 스테이크 버거가 맛있다며 다 먹어주어서 다행이었다. 
 

10월 16일 수요일 

24시간 이상 심박동 모니터링 후, 심장내과 전문의는 퇴원을 해도 좋겠다고 의견을 했고, 배우자는 심방세동 진단을 받고 amiodarone 처방을 받고는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 
 

입원 환자 식사 메뉴 주문표


 
Queensland X-Ray는 별도 의료기관이므로 excess $750
조직채취에 사용된 biopsy needle $106.15
Greenslopes Private Hospital은 직전 금요일에 Day admission 을 하며 excess $750을 냈던터라 이번 년도에는 환자가 부담해야하는 추가 비용은 없다고 했다. 비용은 medicare와 Bupa에서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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