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학업과 업무 마감

12월 18일에 이번 해에 UNSW에서 수강한 과목 학점이 나왔고, 12월 19일자로 2025년의 공식적인 회사 근무를 마쳤다.
 
학점은 아쉽게도 Distinction. 누적학점 평균이 84점 아래로 내려갔다. ㅜㅜ  그래도 조별과제 하면서 으쌰으쌰하는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다행이었고, 학점은 Distinction일지라도, 마침 진행하던 업무적인 것과 관련이 많아서, 도움이 되었다. 
회사일은.... 요즘은 회사에서조차 1-5등급으로 나누지를 않으니 - 게다가 나는 새로운 부서로 이동을 한지 얼마 안되어서, 새로운 보스가 나의 평가를 한다는게 좀 어불성설이기도 했다. 보스 말로는, 이전 부서에서 아주 좋은 피드백을 전해받았다고. 그리고 무엇보다... 나의 업무 평가는 나의 보스가 아니라, 반년간 매주 내게서 주간 보고를 직접 받은 그 윗분이 하시지 않을까 싶다.
 
어쨌건 저쨌건 간에... 요즘 상황도 그렇고, 현재 회사에서 위치와, 지금의 나이가 되고보니 회사에서 내가 어떤 평가를 받는지에 대해 ...전보다 덜 연연하게 되었달까..... 회사에서 고과를 좋게 받는다고 꼭 승진을 하거나 연봉이 많이 오르는게 아니란걸 잘 알게 되기도 했고.....  승진을 하는게 과연 좋은건가? 싶은 생각도 들기때문이다. 승진을 하면 그만큼 따르는 책임과 스트레스가 큰데 비해 (물론 안느끼는 분들도 있어보이지만), 오르는 급여는 국세청에서 절반을 떼어가니... 뭐.... 종합적으로는 그닥 남는 장사가 아닌거 같다는 생각이 든달까.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책임지고, 일 외에 하고 싶은것도 적당히 해가면서 사는게 더 좋은거 아닐까 싶은 생각을 나는 요즘 이 나이들어서 하고 있다. 그간 아주 열심히 일했고, 공부도 해왔고, 그래서 지금의 내가 있기에 후회는 없다. 그리고 이런 생각의 변화는 어느 정도는 당연한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2025년을 요약하자면....
적당히 일하면서도, 회사 내에서 -  특히 중요한 사람들에게 -  visibility 를 높였고, 성과도 냈고, 약간의 커리어 변화도 줬으니 일적으로는 꽤나 선방한듯.
개인적으로는 공부도 다시 시작했고, 요리도 꽤 많이 했고, 무엇보다 배우자도 1년전보다 훨씬 상태가 좋아졌으니 이것도 선방한듯. 투자용 부동산도 하나 샀으니 경제적으로도 선방. 
아참... 1년 전 배우자가 진단받으면서부터 이번 해 11월 중순까지 배우자의 모든 병원 방문에 동행해왔다. 배우자가 지난 1년간 나의 보살핌에 대해 인지하고, 고마워해줘서 그리고 암 덩이들도 점차 작아지고 있어서, 뿌듯하다. 그리고 마음 편히 간병휴가 (호주에서는 personal leave)를 필요할 때마다 쓸 수 있게 해준 이전 보스에게, 그리고 회사에 살짝 고마운 마음도 든다. 
그리고 무엇보다 2025년은....  Financial Independence를 획득하고 싶은 열망이 생긴 해이다. 물론 나는 내 일을 소중히 여기고 있고, 잘 하고, 한편으로는 즐기고 있지만, 돈을 벌어야 해서 반드시 일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진지하게 해보았고, 원하게 되었다. 그간 경제적 자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본적이 없다는건 그만큼 평탄한 삶을 살아왔다는 것일게고, 그만큼 운이 좋았다는 것이니 감사할 일이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데는, 배우자의 건강, 나이듬, 저하된 눈건강과 체력, 현실직시 (나는 월급쟁이이고, 급여의 상당부분은 국세청이 가져감) 등의 이유가 있다. 이런 변화들을 바탕으로 2026년에는 - 학업도, 일도 꾸준히 하면서, 동시에 경제적 자유를 설계하고 셋업하는데 관심과 에너지를 쏟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