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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들

방콕 여행 계획

by 반짝이는강 2019.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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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출장에 끼워넣은 방콕에서의 이틀, 영국에서의 몇 일을 어디서 뭘 해야할지 헤매다가 별써 새벽 2시가 넘었다. 방콕에서 뭘 해야하나... 딱히 심장이 두근거리는게 없어서, 방콕서 꼭 해야할 일 / 꼭 가야할 곳 리스트를 몇 개 검색해 봤는데 짜뚜짝 시장 빼고는 거의 다 가봤다.

방콕에 처음 간건 대학교 동기인 J와 2005년이었다. 그때는 차이나타운 안이던가, 언저리던가에 있는 호텔에 머물렀었다. 허름한 중저가인 그런 호텔이었는데, 바로 앞에 과일 가게도 있고, 이름이 가물가물한 타이식 샤부샤부 체인점도 있고, 사람들도 북적이고 그랬었다. 우린 국립박물관, 부처 와상(Wat Pho), 왓프랏깨우 (Wat Phra Kaew)는 물론이고 왕궁과 비만멕 맨션(Vimanmek Mansion), 칼립소 쑈, 야시장 등을 빽빽하게 쏘다니고, 파파야에도 다녀오고, 깐짜나부리 투어에 코끼리 트레킹도 했었다. 물론 이건 다 - 꼼꼼하고 계획성 있고, 추진력 있는 J랑 여행을 갔기때문이다. 일주일이 채 안되게 다녀온거 같은데 - 이렇게 많은 to do list를 점찍고 온건 지금까지 전무후무하다. 마지막 날에 우리는 카오산 로드에 있는 음식점에서 늦은 점심인가 저녁을 먹었는데 - 실수로 내가 시킨 메뉴가 J에게로 먼저 도착하고, J는 아무 생각없이 내 음식을 먹기 시작하고, 나는 말도 못하고, 속으로 꽁... 했던 기억이 아직도 난다. ㅎㅎ 그 일을 아직도 기억하는거 보면 나도 참 뒤끝있다.

2006년에는 직장동료 J와 태국을 다시 찾았다. 이번 J도 계획성 있는 J라서 여행 계획을 주도해주었다. 둘 다 태국은 이미 갔다온적이 있었기에, 푸켓으로 들어갔다. J가 지인 챤스를 이용해서 초저가로 예약한 특급호텔에서 한량같이 오후에 마사지도 받고, 해변에서 머리도 땋고, 헤나도 받는 그런 빈둥빈둥 재충전하는 몇 일을 보내고는, 쓰나미가 다녀간지 얼마안된 피피섬으로 가서는 -  해변에 드러누워 책을 읽거나, 스쿠버 다이빙을 하며 몇 일을 보냈다. 그리고는 방콕에 가서 - 유적지 구경은 뒤로하고, 짜오프라야 강 리버크루즈 디너(?) 같은 역시나 한량같은 몇 일을 보내고 돌아왔다. J랑 나랑은 코드가 잘 맞다. 착 달라붙어 뭘 하기보다는 적당히 거리를 두고, 일정도 적당히 짜고, 같이 여행을 가서도 반나절에서 하루는 서로 다른걸 하는게 가능한 - 그래서 같이 여행하기가 편하다. 내년에 봄에 이탈리아에 이주간 여행을 가자고 J랑 약속을 해두었는데, 정말 갈 수 있겠지? 이때 태국 여행에서 돌아와서 -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직장에 사표를 내고 영국으로 떠났고, J는 호주로 떠났었다. 돌이켜보면 우리의 "퇴사 결심 여행"이었던 셈이다. 

여행경험이 별로 없어서였는지는 몰라도 2006년까지만 해도 태국은 관광하러 가기에 아주 매력적인 곳이었는데, 그 후 정치적인 불안때문인지, 예전의 매력이 바랜 것 같다. 2016년인가, 출장으로 다시 찾은 태국은 그냥 복잡한 도시라는 생각뿐 - 출장이어서였는지는 몰라도 별 매력이 없었다. 수상보트를 타고 돌아보는 방콕은 - 보고 있으면 빈부격차가 너무나 심하게 느껴져서 수상보트에 있는 동안 마음이 불편했다. 그리고 아름답다는 생각 혹은 궁금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이렇게 적다가 보니깐 안가본 곳 - 그래서 가보고 싶은 곳이 몇 개 생겼다. 위에서 언급한 짜뚜짝 시장! 이번에 어떻게 가볼까 했지만 - 토요일 아침 비행기로 아웃이라, 이건 이번에도 패스해야겠다. 대신 이번에는 아유타야 유적지에 일일 바이크 투어를 가볼까 한다. 이거 하고 나서 그 다음날부터 미팅 참여할 때 체력이 방전되어서 미팅때 졸게 될지도르겠다. 그리고 다른 하루는...타이 쿠킹 클라스에 참여해볼까 생각중이다. 참 좋아하는 베트남 요리 그리고 태국 요리... 집에서 만들면 현지의 그 맛이 안나는데 - 강습을 받으면 좀 감이 잡히지 않을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번에는 짐톰슨 하우스 (Jim Thonson House)에 가봐야겠다. 매번 짐톰슨 샵에 가서 물건을 사기만 했는데 - 이번에 그가 살던 집에 가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이번에는 기회가 되는대로 마사지도 받고, 길거리 음식을 좀 먹어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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