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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 제약 및 임상 업계 동향 등등

Quality Visit 그리고 책임연구자

by 반짝이는강 2019.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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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첫번째 출장을 Western Australia에 있는 퍼스 (Perth)로 다녀왔다. 출장의 목적은 - Quality Visit. 

Quality visit에서는 프로젝트 팀의 CRA가 잘 하고 있는지도 살펴보지만, 그것보다는 임상연구 기관이 임상연구를 프로토콜 및 GCP를 준수하며 잘 하고 있는가(?) 및 해당기관의 전반적인 프로세스를 살펴보고 개선해야할 부분은 없는지 살펴보는 것이 이번 방문의 목적이었다. 

Quality visit을 진행한다는 말은 - risk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의미이기도 한데 - risk 라 함은... 보통은 

  1. 단 시간 내에 피험자 등록이 아주 많이 된 경우
  2. 각종 matrix 보고서에서 항상 outlier로 뜨는 경우
  3. 중대이상반응이나 중대위반 사례가 빈번하게 아주 많을 때
  4. 회사에서 해당 기관 혹은 연구자와 이전에 임상연구를 진행해본적이 없거나
  5. 그 외 뭔가 미심쩍을 때...가 되겠다.  

이번에 Quality visit을 가게 된 이 기관은 - 생긴지 5년 밖에 안된 기관이고, 요즘 우리 회사랑 진행하는 임상연구 갯수가 점차 늘고 있는데다가, 연구를 개시하자마자 변경된 책임연구자는 아무도 모르는 (?) 새로운 사람인데다가, 동시에 global top recruiter 가 되겠다. 



한두달쯤 전에 이 책임연구자랑 진행한 TC에서, 이 분이 비디오를 연결해서 들어왔기에, 이미 얼굴은 알고 있었다. 링크드인 프로파일에 있는 사진도 봤었는데 - 아주 젊은 의사다. 실제로 봤더니 - 진짜 젊어보였다. 한국에서는 책임연구자는 보통 젊어야 40 초반/후반인데 반해 이 분은 30 중후반인 것으로(?) 추측된다. 

호주에서 임상연구를 하다보면 - 한국에서 경험했던 것과 다른 점 하나가 책임연구자를 만나는 일이다. 호주에서 책임 연구자를 만나는 일은, 갑을관계가 아니라 비교적 대등한(?) 비지니스 파트너로 만난다는 거다. 물론 아주 바쁜 책임 연구자를 만나기가 항상 쉬운 것은 아니지만, 미리 약속을 잡으면 충분히 가능하다. 

이번 Quality visit 동안 만난 이 책임연구자는 - 무려 40분이라는 시간을 내게 할애해 주었고, 사진을 찍자는 나의 제안에 이렇게 사진까지(?) 같이 찍어주었다. 

​이 책임연구자는 환자들에 대해서도 속속들이 잘 알고 있었고, 임상연구에 대한 의지도 강했고, 내게 자기 팀 및 기관에 대한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요청했고, 더 많은 연구를 하고 싶어했다. 파이프라인이 탄탄한 회사에서 일하는게 좋은건 바로 이럴 때다. 새로운 임상연구가 들어오면 적합한 임상연구 기관을 선정하는 하는 일이 내 업무 중 하나인지라, 잠깐이나마 내가 갑(?)의 위치에 설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이게 가능한 일이냐고? 한국은 임상연구 진행에 있어서 삼성의료원, 아산병원, 서울대병원에 목매는 (?) 그런 경향이 강한데 - 호주는 한 병원에 목매이지는 않는다. 가령 시드니에 있는 Lifehouse나 멜버른의 Peter MacCallum Cancer Center 가 아무리 유명하고 환자가 많다고 해도, 그 기관의 프로세스나 quality가 적합하지 않으면 - 1~2년씩 임상연구 기관 선정에서 빼버리기도 한다. 심하면 10년씩 배제되는 기관도 있다... 

이렇다 보니, 가끔은 병원에서 우리 부서로 연락이 온다. 제발 자기 병원에 좀 와서 면담 좀 하자고 말이다. 자기네가 이런이런 기관이고, 이런 인력들이 있고, 이런 설비들이 있고, 이런 적응증을 좀 잘 할 수 있을꺼 같으니까 임상연구 배정 좀 해달라고 말이다. 

<퍼스의 Scaborough beach에서 본 석양>

퍼스의 일몰

Quality visit은 3일 동안 진행이 되었다. 

1일째는 Site file 리뷰를 하다가, TGA에 변경통보가 하나 누락된 것을 발견했고, 

2일째는 약국에서 팀원이 문제파악을 못해서 헤매는데 - 문제파악 및 해결책을 제시해 주었고, 

3일째는 호주의 후진 EMR 시스템으로 환자 챠트를 보다가 내가 리뷰한 3명의 환자가 모두 제외기준에 하나씩 걸리는걸 발견하고 시껍하였다. 

나의 이런 observation들을 듣고, CRA J는 자기는 자기가 일을 꽤 잘하는 CRA인줄 알았는데, 이런걸 놓혔다는 자책 및 책임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단시간에 이런걸 발견하는 내가 대단해(?)보인다고 했다... 그래서 J에게 그랬다... 난 CRA 할 때 한동안은 매 해 오딧을 받았고... 많이 받을 땐 1년에 3번 오딧을 받기도 했다고...  


세 번째 날 발견한 사항들은, medical doctor로부터 답변을 받아야 하는 것이기에, 홈오피스로 복귀한 오늘 PI에게 내가 발견한 선정제외기준과 관련한 사항들에 대해서 질문들을 보냈더니 - 3시간 후에 바로 답이 왔다. 그의 답변에 따르면 2명은 괜찮은데, 1명은... 추가 답변을 기다려봐야겠지만, 제외기준에 해당되는지도 모르겠다. 어찌됐건 audit 받기 전에 내가 먼저 발견해서 다행(?)이다. 

<Little Creatures Brewery - Fremantle> 

리틀 크리에이처스 브루어리

J가 이 연구기관이 전반적으로 괜찮다고 했었기에, 그 말만 철썩같이 믿고 이번 quality visit은 설렁설렁 놀러가는 기분으로 출발했었는데, 너무 빡쎄었다. 

그래도 하루 일찍 도착한 덕에 스완밸리 (Swan Valley)랑 말로만 듣던 프리맨틀 (Fremantle)에 가보고, 호주의 맛있는 맥주인 Little Creatures의 Brewery도 다녀오고, 지함호 회원인 테리짱 님도 만나고 온 알찬 출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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