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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살이/일상생활

코스트코 입스위치 & Cangshan 칼 세트

by 반짝이는강 2019.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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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화수목요일을 시드니로 출장을 다녀왔더니 금요일인 오늘은 할 일이 많다. 아침에 수박쥬스를 마시면서 배우자에게 오늘 뭘 할꺼냐고 물었더니 자기는 일찍 쇼핑을 가겠단다. 내가 없는 동안 요리다운 요리는 거의 안했다며 (그러고 보면 영국에서 돌아오고 나서 그가 제대로 요리를 한적이 아직 없는듯...) 좀 신나는 요리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살 게 있다고 했다. 그러라고 했다. 

그렇지만... 역시나 내가 업무를 대충 끝마칠 때까지 출발을 안한 상태다. 덥기도 덥거니와 이래저래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서 금요일 업무를 조금 일찍 마무리하고 배우자의 쇼핑에 따라나섰다. 인두루필리 쇼핑몰로 가는건줄 알고 따라나섰는데, 인두루필리랑은 반대 방향으로 간다. 아...차....!! 입스위치 (Ipswich)에 있는 COSTCO로 가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코스트코 양재점에 갔었고, 시드니에 살 때는 리드컴 (Lidcombe)에 있는 코스트코를 주로 이용했었고, 입스위치에 있는 코스트코가 생기기 전까지는 브리즈번 북쪽, North Laktes 점에 갔었다. 코스트코 입스위치 점은 2019년 상반기(?)에 문을 열었는데, 막 생겼을 때는, 드디어 가까운 곳에 신선하고 맛있는 생선을 사러 갈 수 있는 곳이 생겼다고 좋아했었다.

코스트코 입스위치 (Ipswich) 지점

코스트코 입스위치 매장은 여느 다른 코스트 매장과 다르지 않다. 육류가 전시되어있는 곳은 이렇게 생겼다. 오픈한지 1년이 되지 않아서인지, 금요일 오후라 그런지 꽤나 한산하다. 

 

코스트코 입스위치 매장

 

다른 코스트코 매장들과 조금 다른 점이라면 - 고기 포장 사이즈가, 지금껏 봐온 코스트코 매장 중에서 가장 크다는 것이다. 코소트코에서 가끔씩 소고기 다짐육을 사고는 했었는데, 입스위치 매장은 포장 단위가 커도 너어무 커서, 살 엄두가 전혀 안난다. 아무리 싸다지만 일반 가정에서 소고기 다짐육을 4~6 Kg씩 한번에 사서 대체 뭘 한단 말인가. 

 

코스트코 다진 소고기

 

덩어리째 파는 소고기 안심도 마찬가지. 다른 코스트 매장들은 굽기 좋게 1인분씩 잘라진 안심을 4~6조각씩 포장해서 팔고는 했었는데, 입스위치 점은 그렇게 포장된 안심은 안보이고, 이렇게 큰 덩어리째 진공포장된 안심 (fillet) 만 보인다. 어쩌면 처음엔 팔았는데, 수요가 없었던걸지도 모르겠다. 집에 소고기 좋아하는 손님이 10명쯤 오는게 아니면, 이렇게 큰 크기의 안심도 살 일이 없다. 코스트코를 10년 넘게 이용해봤지만, 이런 단위의 안심은 딱 한 번 사봤다. 

 

코스트코 안심 스테이크 덩어리

 

돼지갈비도 마찬가지. 일반 가정용 오븐에는 들어갈까 말까 싶은 그런 크기다.  요 바로 옆에 있는 베이비 포크 립 (Baby Pork Rib) 중에 가장 작은 것 하나만 사왔는데, 가장 작은걸 사도 성인 3명이 아주 풍족하게 먹을 수 있는 그런 크기다. 코스트코에서 파는 어린 돼지 갈비는 - 슈퍼마켓에 파는 것에 비해서 살코기도 많고, 가격도 괜찮은 편이고, 집에서 폭립 만드는 것도 어렵지 않기때문에 종종 사고는 한다. 

 

코스트코 등갈비

 

참! 브리즈번으로 이사오고서야 처음 안 사실인데, NSW주에 있는 코스트코는 주유소가 없지만, QLD에 있는 코스트코에는 주유소가 같이 있어서, 코스트코에서 주유를 할 수 있다. 그래서 요즘은 코스트코 갈 때마다 기름을 가득 채워서 돌아오고는 한다.  대신 퀸즐랜드 코스트코에는 NSW에 있는 주류코너가 없다. 

오늘의 코스트코 쇼핑 목록은...

  • 어린 돼지고기 등갈비
  • 진공포장된 피피 (pipi) 조개 
  • Chia seed 
  • 야라밸리에서 온 페타 치즈
  • 수박 1개
  • 두부 1 팩
  • 주유 만땅 ($1.35/L - 94 - Unleaded)

 

그 외 (우리 부부가) 코스트코에서 정기적으로 사는 것들

  • 살코기만 있는 베이컨 
  • Antipesto
  • 고수 (coriandor)
  • Diced tomatoes 
  • Abbott's  Village Bakery 식빵 - 2개씩 사야하는 단점이 있기는 함. 
  • 그라인더가 달린 후추 - 대용량이지만, 우리집은 후추를 많이 쓰기때문에...
  • 바라문디 
  • Snapper (도미?)
  • 갈아진 파마산 치즈 - 역시나 대용량이지만, 우리집은 3개월도 안되서 다 씀. 
  • Devondale Butter - 역시나 대용량이지만, 베이킹 몇 번 하면 3개월도 안되서 다 씀. 
  • Garofalo 스파게티 
  • MAILLE 머스타드 (겨자) - 역시나 대용량이지만, 머스타드 킬러인 배우자...
  • Adelaide Hill Cheese - 칼로리 걱정 안하고 치즈를 먹어도 된다면..
  • 대용량 밀가루 (5kg) - 집에서 빵 좀 굽거나 파스타나 면 좀 만드시는 분들이라면...
  • Kirkland 식기전용 세제 (dishwashing tablets) - 저처럼 집에 개인 정화조가 있는 분이라면 이 제품은 phosphate free라는 장점이 있다는 것도 참조하시길. 
  • 키친 타올

 

이렇게 정기적으로 사는 품목들이 있기는 하지만, 요즘은 2인 가구인 우리에게 코스트코의 장점은 조금씩 옅어지는 것 같다. 특히나 입스위치 지점은 다른 코스트코 지점들과는 달리 가면 갈 수록 다시 오고 싶어지지 않는 그런 느낌이 든다. 왜 그런가 생각을 해보면 - 아마 입스위치에 손님으로 오는 사람들의 어마무시하게 거대한 크기에 내가 너무 질려버린게 아닌가 싶다. 입스위치 지점에 손님으로 오는 사람들 10명 중 7명 정도는 초고도 비만인 사람들인데 - 그들을 볼 때마다 무의식 중에 강한 거부감과 우울함이 나를 엄습하는 것 같다. 

거기에 더해 브리즈번으로 이사오고 나서는 - 코스트코에서 파는 야채과일들 보다 시장이나 집 주변 야채가게에서 파는 야채 & 과일이 더 신선하고 맛있고, 저렴하기까지 하기때문에 굳이 코스트코에 가야할 이유가 많이 줄어들었다. 공산품들도 콜스나 울월스의 반값 행사를 잘 노리면 코스트코와 비슷한 가격이거나 더 저렴하기도 하고, 내가 원하는 상품을 원하는 수량만큼만 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앞으로 1~2년 후면 코스트코 멤버쉽을 더이상 갱신하지 않게 될지도 모르겠다. 

 

CANGSHAN Knife 6 pc set 

내가 어떻게 생각하던 간에 - 아마 내 배우자는 코스트코를 매우 좋아한다. 오늘 코스트코에 갔던 이유도 바로 그가 사려고 마음먹은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CANGSHAN의 6가지 칼 세트가 그것이었는데 내일까지 할인해서 파는 행사를 한다고 했다. 집에 광고 전단지가 온 것도 아닌데, 이런 정보는 어디서 얻었는지 모르겠다. 

 

Cangshan 칼세트

 

내일은 토요일이니, 코스트코가 붐빌테고, 마지막 날 가면 해당 상품이 동나고 없을지 모르니까 꼭 오늘 가야한다고 했다. 그리하여 코스트코에 도착해서, 주방제품 파는 코너들을 샅샅히 훑었는데, 그 칼은 안보인다. 나는 아무런 생각없이 시원한 에어콘 바람을 즐기고 있었는데, 배우자가 안보여서 전화를 하니까, 나보고 5분만 기다리고 있으란다.

약 10분쯤 후에 나타난 그는 이보다 더 만족스러울수는 없다는 표정이다. 

그가 원하던 칼은 바로 위 사진처럼 디스플레이가 되어있던 것인데, 매장에 보이지가 않아서 직원에게 물어봤단다. 직원 말로는 그 칼은 $159.98 짜리를 $80 할인해서 $79.98 로 할인해서 팔기시작하자마자  바로 동이 났단다. 그래서 재고는 없지만 디스플레이를 하던 모델이 하나 남아있고, 원래 가격에 포함되어있는 칼꽂이가 없는 대신, 원하면 좀 할인해서 팔겠다고 하더란다. 직원이 제시한 가격은 $49.94.  

 

할인된 가격에서 다시 할인된 가격

 

배우자는 미어저나오는 행복감을 꼭꼭 숨기고 누가 채어가기라도 할까봐 그 칼을 위 사진처럼 디스플레이 째로 사서 차에다 실어놓고 왔다고 했다. 원래 세트에 포함되어있던 칼집은 별로 배우자 마음에 안들었기때문에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었던 것 같다.

이미 반 값 할인된 가격에서 추가로 37%  할인을 받아서, 원하던 세트로 된 전문가용 칼을 얻었다며 운전을 해서 집에 오는 내내 너무나 기뻐했다. 집에 와서는 신주단지 모시듯, 디스플레이 상자에서 칼들을 하나하나 꺼내서, 손으로 하나하나 세심하게 씻고 말린 후, 무게중심을 잡아보며 매우 흡족해 하며 노래까지 불러댓다. 

 

캉산 칼세트

 

배우자야. 이번 해에 넌 참 운이 좋은가보다. 원하던 칼세트도 할인에 할인을 받아서 사고, 얼마 전에 주문한 디너재킷도, 몇 백불짜리를 $189로 거의 절반 가격으로 할인을 받아서 주문을 했는데, 정작 막판에 픽업할 때는 $99만 냈으니 말이다. 

그리고, 작은 것에 기뻐하는 너 -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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