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대학교에 다닐때 얼핏 듣기로는 국내 제약회사가 약 300개쯤 된다고 했었다. 아주 규모가 작고 영세한 회사들은 인수합병등으로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고, 다른 한편에서는 바이오벤처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바이오텍 혹은 바이오벤처 붐이 실감나는 때는 - 관련해서 투자자금들이 유입되고 있다는 뉴스를 볼 때나 새로운 회사의 이름을 접할 때였다. 요즘 그 붐이 더욱 강하게 부는 것인지, 혹은 최근 몇 년 간 강하게 불어댔던 바이오벤처 붐의 여파가 주변으로 퍼져나가서인지, 건너건너 바이오벤처와 관련해서 창업을 하는 분 소식이 들려온다.
관련해서 최근에는 두 건의 뉴스를 접했는데... 첫번째는 사노피 아벤티스, GSK, 먼디파마 등에서 15년간 항암제 연구개발 경력이 있는 문한림 씨와 애브비, 애보트 등의 제약사 경험을 바탕으로 얼마전까지 국가임상시험재단을 이끈 지동현 씨가 의기투합해서 국내 신약개발에 길잡이 역할을 제공하겠다는 목적으로 CCS(Connect Clinical Science)라는 신약개발 컨설팅 회사를 차렸다는 소식이다.
두번째는 - 항암제 임상연구부서에서 일해본 분이라면 아마 한 번쯤 그 이름을 들어봤음직한 서울대 방영주 교수님이 제자이자 후배인 옥찬영 교수님과 신약 개발 컨설팅 전문 스타트업인 '방&옥 컨설팅'을 설립했다는 소식이다. 글로벌 제약회사 본사에서 한번쯤 만나서 의견을 교환하고 싶어하는 분이 방영주 교수님인데 - 그런 분이 은퇴를 하면서 신약 개발 컨설팅 회사를 차렸다는 것이 매우 신선하고, 요즘 업계가 얼마나 핫 (HOT) 한지를 말해준다.
https://www.medicaltimes.com/Users/News/NewsView.html?ID=1131932
과연 방영주 교수님이 파트너로 선택한 옥찬영 교수님은 어떤 분인가 궁금했고, 또 퇴근에 루닛 (Lunit) 이란 회사이름이 링크드인에서 아른거리길래 찾아봤는데 - 옥찬영 교수님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전공의, 임상강사를 거쳐 테라젠이텍스 바이오연구소 이사, 메드팩토 임상시험본부장(CMO)을 역임했고, 2019년까지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진료교수로 일했다. 그러다 2019년 하반기에 의료 AI (Artificial Intelligence) 회사인 루닛에 의학 자문 (medical director)로 조인했다. (출처: 더벨)
루닛 (Lunit)은 의료 영상을 통한 진단과 치료를 돕는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회사인데, 현재 나와있는 상품은 흉부 X선 분석 AI, 유방촬영술 영상 분석 AI, 조직 슬라이드 영상 분석 AI가 있나보다. 2020년 하반기 혹은 내년 상반기에 IPO 예정이라고 한다. PR을 잘 하는거 같아서 과연 어떤 사람들이 일하는가 하고 궁금해서 링크드인에서 검색을 조금 해보니까 - 대표이사부터 웬만한 국내 회사들과는 달리 창업멤버들이 링크드인에 꽤 많이 노출되어 있었다.
창업 멤버들은 대부분은 카이스트 출신 (학사 & 박사) 이라는 것으로 엮여있었다. 그 외에도 해외에서 직장생활을 한 분, MBA 한 분, 서울대 의대 출신 등등 엘리트 집단(?) 이라서 조금 놀랬고, 그래서 더 신선했고, 그런 능력들을 가진 분들이 모여서 같이 일하고 있다는게 부러웠다. 나도 거기에 일원이 되고 싶다. 내가 보기에는 장래가 촉망받는 회사인거 같은데 - 옥찬영 교수님이 앞으로 루닛에서 의학 자문 직을 계속 할지, 혹은 이걸 관두고 컨설팅 회사에 집중할지 - 잘 지켜보면 이 회사의 가능성에 대해 조금이나마 가늠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루닛 홈페이지를 좀 더 둘러보니... 이 회사가 임상연구를 할 가능성은 없기때문에 내가 조인할 수 있을 가능성은 낮지만... 일해볼만한... 정열을 불사를만한 가치와 즐거움이 있는 회사일 것 같다. 바이오텍 & 제약회사 중에도 이런 마인드로 차린 회사가 있으면 참 좋을텐데... 왜 그리 생각하느냐고...? 홈페이지 채용란에 이렇게 나와있다.
What makes work enjoyable at lunit
아무리 카이스트 출신이라고 해도 회사 홈페이지도 그렇고, 링크드인에 주기적으로 뜨는 feed 들도 그렇고, PR도 아주 세련되었다고 느꼈는데 - 사내 1:1 원어민 영어 강사가 있을 줄이야.... 오너 및 임원들의 마인드가 아주 열여있는 것 같고, 어떻게 해야 회사를 글로벌하게 키울 수 있는지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똑똑하고 일 잘하는 사람들을 뽑아서 계속 유지하려면, 무엇보다 연봉도 높아야하고, 회사의 이득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하고 (스톡옵션), 새로운걸 배우거나 도전할 기회를 줘야한다. 그리고 자유로운 분위기와 회사의 전격적인 지원들.
루닛... 뜰 수 밖에 없겠구나. 이런 분위기 제약회사 혹은 바이오텍도 있나요?? 아시면 좀 알려주십시오.. 꾸벅.
중간에 옆으로 새서 루닛 이야기 (루닛도 신생 벤처이기는 함)가 길었는데.... 원래 하던 이야기로 돌아와서...제약 바이오쪽은 위에서 언급한 거물급의 분들이 아니라도 당장 내 주변에 지인들도 몇 분, 한국에서 그리고 해외에서 컨설팅 회사를 차렸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CRO 선정 및 가격 협상에 대한 컨설팅을 해주는 분, 미국에서 등록허가 컨설팅을 해주는 분, 의학자문을 해주는 분, 한국 및 아시아 시장에서 등록허가 자문을 해주는 분, 신약개발에 대한 자문을 해주는 분 등등등... 한국에서 바이오 섹터가 정말 붐은 붐인가보다. 이 붐은... 과연 언제까지 지속될까?
찾아보니 2018년에 얼핏 보고 지나쳤던 - 미국 FDA에서 오래 근무하셨다는 안해영 박사님의 Ahn Bio Consulting 창업 기사도 있는데 관심있는 분은 읽어볼만한 기사인듯: 기사로 링크는 여기
결론적으로는.....나도 타고 싶다. 이 BOOM.
BOOM. BOOM. B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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