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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 제약 및 임상 업계 동향 등등

희귀의약품 (Orphan drug)

by 반짝이는강 2020.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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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전에 읽어둬야지 하며 링크가 담긴 이메일을 저장해두었는데, 오늘에서야 EvaluatePharma Orphan Drug Report 2020 를 읽어보는 중이다. 웬만한 질병은 치료제나 조절할 수 있는 의약품들이 나와있기때문에 - 앞으로 약 20~30년은 암이나 유전자 질환, 희귀질환, 신경정신과 질환의 의약품 개발에 R&D 투자가 집중되지 않을까 싶다. 

이를 뒷받침하듯이 EvaluatePharma 리포트에 따르면 앞으로 희귀질환 의약품군이 매출면에 있어서 가파른 성장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말은 현재 희귀질환 의약품쪽에서 R&D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 

전세계 희귀질환 의약품 예상 매출 by 이밸류에이트파마

 

희귀질환 의약품 (Orphan Drug) 이란

말 그대로 드문 혹은 희귀환 질환에 사용되는 의약품이다.

미국 FDA의 경우  "intended for the treatment, prevention or diagnosis of a rare disease or condition, which is one that affects less than 200,000 persons in the United States."라고 정의하고 있고 유럽 EMA "intended for the diagnosis, prevention or treatment of a life-threatening or chronically and seriously debilitating condition affecting not more up to 10,000 EU people"라고 기준을 정해두고 있다.

 

어떤게 희귀질환인가?

한국은 한국 내 환자 수가 2만명 미만인 질환을 희귀질환으로 정의하고 있다. 위의 FDA 기준이나 EMA 기준에서 보듯이 이러한 기준은 국가별로 혹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 그리고 질환별로 인종이나 문화적 차이가 있기때문에, 한 나라에서는 희귀질환인 것이 다른 나라에서는 그렇지 않을수도 있다. 가령 지중해 빈혈 (thalassemia - 유전적 요인에 의한 선천성 빈혈)은 북유럽에서는 드물지만 지중해 국가에서는 빈번하게 나타난다. 

아래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발표한 <국내외 희귀의약품(Orphan Drug>시장 및 연구개발 현황 분석> 보고서에서 발췌한 국가별 희귀의약품 지정 기준의 환자수 규모를 표로 요약한 것이다. 

국가별 희귀의약품 지정 기준

Rare Voices Australia 웹사이트를 보면 10만명당 5명 미만에서 발생하는 질환이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희귀질환의 정의라고 언급하고 있다. 데이타 수집 및 분석에 따라 질환 발생률(혹은 유병률)이 변할 수 있기는 하지만, 호주에는 약 7000여개의 희귀질환이 있다. 희귀질환인 만큼 질환 하나하나의 환자수는 많지 않지만, 질환의 수가 워낙 많아서, 희귀질환자를 모두 합하면, 호주 전체 인구의 약 8% (총 인구 25백만 명 중 2백만명에 해당)에 해당한다. 또 하나 덧붙일 것은, 희귀질환의 상당수는 유전질환 (약 80%)인데, 최근에 들어서는 유전자 분석방법등이 발달함에 따라 새로운 희귀질환들이 꾸준히 발견되고 있다. 그렇다고 유전자 질환만 있는 것은 아니고, 희귀 암이나, 유전질환이 아니더라도 발병률이 낮은 희귀질환들도 있다. 

몇몇 가지 희귀질환의 예를 들자면... 

낭포성 섬유증 (Cystic fibrosis) - 폐, 간, 췌장, 비뇨기계, 생식기계 및 땀샘 등 신체의 여러 기관을 침범하는 유전질환으로 약 35만 명 당 1건 정도가 발생하며, 동양인에서는 드뭄. Vertex에서 관련된 의약품 (TRIKAFTA®, SYMDEKO®, ORKAMBI®, KALYDECO®) 을 개발해서 승인받았고, 적응증도 계속 확장중이다. 

 

낭포성섬유증(Cystic Fibrosis) | 유전성 내분비 질환 | 염색체 및 유전 질환 | 의학유전학강좌 | 의학유전학센터 | 서울아산병원

개요 낭포성섬유증은 폐, 간, 췌장, 비뇨기계, 생식기계 및 땀샘 등 신체의 여러 기관을 침범하는 유전질환입니다. 이 질환에서는 점액이 정상적으로 만들어져야 하는 세포에서 두껍고 끈적거리는 점액이 만들어져 염분과 수분이 잘 조절되지 않는 상태가 됩니다. 폐에서 나오는 끈적한 점액이 병원균 이동을 막기 때문에 세균 감염이 잘 발생합니다. 췌장에서는 끈적한 점액이 췌장액의 이동을 막아서 소화 장애를 일으키고 지방 및 지용성 비타민의 흡수 장애가 나타납니다.

amcmg.amc.seoul.kr

윌슨병 (Wilson's disease) - 구리대사의 이상으로 인해 주로 간과 뇌의 기저핵에 과다한 양의 구리가 축적되는 유전질환으로 약 10만명 당 1명에서 발생. 

 

윌슨병(Wilson disease)

1. 개요 윌슨병(Wilson's disease 또는 hepatolenticular degeneration)은 구리대사의 이상으로 인해 주로 간과 뇌의 기저핵에 과다한 양의 구리가 축적되는 유전질환입니다. 1912년 Wilson에 의해 간경변증과 신경증상의 가족력이 있는 환자가 처음 알려졌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30,000명 내지 100,000명 당 1 명의 빈도로 발생되고, 보인자율은 90명 중 1명으로 비교적 흔한 유전 질환입니다. 소량의 구리는 인체

health.cdc.go.kr

 

한국 질병관리 본부에서 운영하는 희귀질환 헬프라인에 가면 희귀질환별로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호주에서는 Orphanet에서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미국의 NIH (National Institute of Health)에서 운영하는 Genetic and Rare Disease Information Center에서도 질환별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희귀질환 의약품 법 (Orphan Drug Act)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 이윤추구가 목적인 회사입장에서는 돈이 안되는건 투자가 하기가 꺼려지기 마련이다. 의약품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질환별로 환자수가 많지 않은 희귀질환 의약품은 - 제약회사 입장에서는 희귀질환 치료제를 개발한다고 하더라도 판매할 수 있는 대상 환자수가 많지 않고, 그렇게 되면 의약품 개발을 위해 들인 엄청난 투자비를 건지기도 어렵게 될 것이 뻔하다. 그러면 악순환의 반복으로 - 제약회사는 희귀질환 의약품을 등지게 될테고, 희귀질환 치료제는 아무도 안만들지 않겠는가. 그래서 국민의 건강을 위해서 여기에 국가가 개입하게 되는데 그게 바로 1983년 1월 4일 FDA가 제정한 Orpharn Drug Act (원문으로 연결됨)다. 

Orpharm Drug Act는 공공의 이득을 위해 제약회사가 희귀질환 의약품을 개발하는데 인센티브를 주는 것을 목표로 제정되었다. 인센티브는 크게 다음과 같다. 출처: 1, 2)

  • Tax incentives (해당되는 임상연구  R&D 비용의 25%를 Tax credit을 제공)
  • Prescription Drug User Fee Amendment (PDUFA) Application fee 면제 (출처: FDA)
  • Enhanced patent protection and marketing rights (FDA는 특허에 대해 7년 독점권을 줌) 
  • Clinical research subsidies - 임상연구 펀딩 제공
  • Creating a government-run enterprise to engage in research and development.

 

이런 인센티브가 효과가 있었느냐 하면 - 전반적인 평가는 <효과가 있었다> 이다. FDA에서 직접 언급하기를 1973년부터 1983년까지 승인된 희귀의약품은 10개에 불과했지만, 1983년 Orphan Drug Act 가 제정된 후 현재까지 약 600 여개의 희귀의약품이 개발중이거나 허가를 받고 판매되었으니 말이다. (출처: 여기 - FDA 웹페이지)

 

희귀질환 의약품 시장 전망 

희귀질환 진단이 늘어서인지, 유전자 치료제 개발 관련 기술의 향상때문인지, 혹은 희귀의약품 개발 인센티브때문인지, 어찌 됐던 간에 전체 의약품 시장에서 희귀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이밸류에이트 파마 리포트에 따르면 현재 처방 의약품 시장에서 매출액 기준으로 전체의 약 16%를 차지하는 희귀의약품은 2024년이 되면 그 비중이 18%로 늘어나며, 금액으로는 USD 217 billion (265,809,810,000,000 원, 즉 265조원)에 달할 예정이다.

이를 뒷받침 하기라도 하듯이 2019년 FDA가 승인한 전체 의약품 중에 44%가 희귀의약품이었다고 한다.  

희귀의약품 시장 성장 전망 by 이밸류에이트파마

그럼 이런 희귀의약품은 어느 회사에서 만드나? 가 궁금해 지는데... 2024년이 되면 대형 제약회사가 약 80%의 희귀의약품을 생산하게 될 예정이라고 한다. 예상 매출액 기준으로 보면 미국계 제약회사인 BMS, 존슨앤드존슨 (한국에선 얀센으로 알려져 있음)를 이어, 유럽계 제약회사인 로슈와 노바티스가 뒤를 이을 예정이다. 

희귀의약품 판매하는 세계적인 제약회사

대형회사인 애브비 (미국계), 다케다 (일본계), 화이자 및 사노피 다음에 눈에 띄는 이름은 Vertex Alexion인데 - 둘은 매출액의 100%가 희귀의약품에서 나올 예정이라는게 주목할만하다.

대형회사에 대해서도 조금 덧붙이자면 사노피는 (셀진과 함께) 2018년 1월 혈우병 및 희귀 혈액질환에 주력하는 회사인 바이오베라티브 (Bioverativ)를 인수했다. 사노피의 바이오베라티브 인수는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추가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딜이었으리라. 

다케다의 인수합병도 꽤나 세간의 이목을 끌었는데 무려 USD 62 billion을 들여서 영국계 제약회사인 샤이어 (Shire)를 인수한 것이 그것이다. 샤이어로 말할 것 같으면 한때 신경계, 혈액계, 면역질환, 안괴잘환 및 유전질환에 포트폴리오가 빠방해서 한 희귀의약품의 강자로, 개인적으로는 기회가 되면 일해보고 싶었던... 그런 회사다. 정확히 찾아보진 않았지만 다케다는 최근 몇 년 사이 씨애틀 제네틱스를 포함해서 꽤 많은 크고 작은 회사들을 인수했고, 전세계 제약시장의 강자로 자리를 굳힌 것 같다. 

샤이어의 제품들 (2016년)

BMS가 어떻게 희귀의약품 매출액 1위 자리를 넘볼 수 있나라는 의문이 일었는데 - 찾아보니까 2019년에  USD 74 billion을 들여서 희귀의약품의 강자인 셀진 (Celgene)을 인수했기때문인가보다. 

애브비는 2019년에 USD 63 billion을 들여서 앨러간 (Allergan)을 인수했는데 아마 순위가 상승한게 이 영향도 꽤 있었으리라. 

최근 몇 년간 진행된 M&A의 동향을 요약하자면 - 거대 제약회사의 희귀의약품 강자 인수합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희귀의약품 시장이 제약회사 입장에서는 경쟁이 덜하면서 충분한 매출(혹은 이익)을 낼 수 있는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말이 된다. 

Statista 에서 2024년 희귀의약품 품목별 매출액을 전망 (2019년 6월)했는데 다음과 같다. 바로 아래에 이밸류에이트 파마의 2024년 전망치 (2020년 2월)도 삽입해 두었는데, 둘이 약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비슷한 것 같다.  

Statista에서 전망한 2024년 희귀의약품 품목별 매출액 전망 (2019년 6월)

 

Revlimid (Celgene = BMS) - 성분명: Lenalidomide (캡슐)

Imbruvica (Jassen = J&J)- 성분명: Ibrutinib (캡슐)  - CLL/SLL, MCL (Mantle Cell Lymphoma) , WM, (Waldenstrom's Macroglobulinemia), MZL (Marginal Zone Lymphoma), cGVHD 

Trikafta (Vertex) - 성분명: elexacaftor + tezacaftor + ivacaftor + ivacaftor (정제) - 낭포성 섬유증 

Jakafi (Incyte)  - 성분명: Ruxolitinib (정제) - PV (Polycythemia Vera), MF (Myelofibrosis), aGVHD (acute-GVHD) 

Hemlibra (Genentech)- 성분명: Emicizumab (피하주사) - 혈우병 (Hemophilla A w or w/o factor VIII inhibitor) 

Lynparza (아스트라제네카) - 성분명: Olaparib (정제) - 난소암, 유방암 (HER2(-) mBC), 췌장암 (gBRCA-mudated m-PC) 

Vyndaqel (화이자) - 성분명: Tafamidis (캡슐) - transthyretin stabilizers - 심근병증 (cardiomyopathy of wild-type or hereditary transthyretin-mediated amyloidosis in adults to reduce cardiovascular mortality and cardiovascular-related hospitalization)

Soliris (알렉시옹) - 성분명: Eculizumab - 발작성 야간 혈색뇨 (Paroxysmal Nocturnal Hemoglobinuria, PNH), 비정형 용혈요독증후군 (atypical hemolytic uremic syndrome, aHUS), anti-acetylcholine receptor (AChR) antibody 양성인 전신 중증근무력증 (generalized Myasthenia Gravis), 시신경척수염(neuromyelitis optica spectrum disorder). 이 약은 기전에있어서 특히나 복잡하고도 독특한데 (면역계에 작용) 2019년 7월자 바이오스펙터 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이수앱지스 등이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며, 앱틱스는 C5를 표적하는 신약을 개발하고 있단다.

이밸류에이트파마가 전망한 2024년 희귀의약품 품목별 매출액 전망 (2020년 2월)

매출앨 별로 가장 큰 금액을 차지하는 적응증은 암 (아마 희귀암 혹은 이렇다할 치료제가 아직 없는 암)이다. 그 다음으로는 유전자 질환과 혈액 질환, 신경계 질환이 뒤를 잇고 있다. 

 

희귀의약품 시장의 성장세는 한국에서도 관찰된다. 식품의약품 안전처에서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 내 희귀의약품 생산규모는 2013년 216억원에서 2017년 595억원으로 급증했고, 수입 희귀 의약품의 경우는 2013년 1,247억원에서 2017년 1,932억원으로 지속 증가 추세에 있다. 당연히 국내 제약회사 및 바이오텍들의 희귀의약품 R&D 홀동도 활발하다. 독점적인 특허권 및 거의 확정적인 매출이 뒷받침 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희귀의약품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제약회사들은 임상연구 혹은 제약업계 종사자라면 (그리고 주식투자하는 분이라면) 눈여겨 보아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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