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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살이/일상생활

새 잔디깍는 기계 (ride on mower) 그리고 처참히 뽑힌 나무

by 반짝이는강 2020.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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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깍는 Ride on Mower가 약 한달쯤 전에 고장이 났다. 비는 계속 오고, 잔디도 쑥쑥 자라는데, 잡초는 2~3배 빠른 속도로 자라고, 꽃을 피우고 씨를 날려대고 있었다. 잡초가 너무 많이 자라서 이웃집 보기가 민망할 정도로... 

지난 해에 이용했던 잔디깍는 기계 고치는 분께 연락을 했더니 - 작년에 은퇴했고, 더이상 일을 안한다고 하셨다. 비지니스를 통째로 다른 분께 팔았다며 연락처를 알려주셨는데 - 그 다른 분도 이런저런 이유로 잔디깍는 기계를 수리하거 와주는게 불가능하다고 했다. 

우리가 가지고 있던 잔디깍는 기계는 집을 사면서 이전 집주인으로부터 인계받은거였고, 엔진 시동이 잘 안걸려서 매번 애를 먹고 있었다. 에라 모르겠다... 더 이상 못견디겠고 이 참에 새로 기계를 사야겠다 싶은 마음이 들고 있었다.

그런데 어라....? 3월로 바뀌면서 옆 집 Lee 한테 연락이 오더니 - 자기 잔디깍는 기계를 새걸로 바꿨는데, 새 기계는 나무에 걸려서, 우리 집 앞까지 못오고, 고로 우리집 앞 잔디를 더는 못깍아주게 되었다며, 자기가 하기 싫어서 안하는게 아니라며 -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라는거였다. 맞다. 성실한 Lee는 지난 1년 반 동안 우리 집 앞 펜스에서 숲으로 연결되는 통로의 풀들을 아무런 조건없이 주기적으로 깍아주고 있었다. 

Lee가 새로 장만한 기계 엄청 좋은거 같던데... 잔디도 저번 보다 훨씬 빨리 깔끔하게 깍던데.... 부럽다. 

그런데 어찌어찌 하다보니까 알게된건데, Lee는 다른 이웃 둘이랑 같이 공동으로 잔디깍기 기계를 샀고, 공동으로 관리한다고 했다. 어떻게 보면 얍샵한(?) 내 배우자는 - 자기도 거기 끼워달라고 - Lee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Lee는 처음엔 민숭민숭한 반응을 보이다가 - 배우자가 1/3씩 부담해야하는 비용을 1/4씩 부담하면, 나도 좋고, 다른 세 명한테도 다 이득이라며, 모두가 win win 하는 것임을 은근 강조한 후, ball을 Lee 한테로 넘겼다. Lee 도 그렇고, 다른 사람들 입장에서는 - 일주일에 한 번쯤, 약 1시간씩 쓰는 잔디깍는 기계의 구입 및 유지관리 비용 부담금을 낮출 수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집들도 같은 street은 아니지만 어떻게 보면 나란히 일렬로 있으니 - 특별히 운반을 해야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그리하여... 분담금 $582.5 X 3 = $1747.5을 내고 새 잔디깍는 기계의 소유권을 나눠가지게 되었다. 즉 요 잔디깍는 기계는 $6990 인거다. 혼자서라면 살 엄두를 못냈을텐데, 이렇게 소유권을 가지고 이용할 수 있게 되다니, 우후~~ 

돈을 다 냈는데도 - 비가 와서 잔디를 못깍고 있다가, 드디어 배우자를 마구마구 재촉해서 잔디를 깍았다. 

새 잔디깍는 기계 

배우자가 잔디를 깍는 동안 나는 드라이브 웨이 주변이랑, 내 홈 오피스에서 보이는 눈에 성가시던 씨들이 흩날릴꺼 같은 잡초들을 좀 뽑았다. 약간 버벅대는 기계소리가 들리더니, 다시 괜찮아졌다.

잡초 뽑는게 - 정말 힘든 노동이다. 이젠 잡초가 나더라도... 그냥 마음을 좀 비우기로 했다. 잔디는 놔두고 잡초만 죽이는 농약을 좀 사다가 뿌려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는 중이다. 

너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대강 정리를 하고, 집 앞마당으로 오니까... 먼가 어째 휑하다? 이유인즉... 

뽑혀버린 포인시아나

지난 해 내내 언제 좀 커질까 하고 기대하던 포인시아나 나무가 처참하게 뽑혀있었다!!

배우자 말로는 잔디깍는 기계에 나무가 걸렸는데, 자기가 기계조작이 아직 능숙하지 않아서 나무 주위를 한바퀴 돌게됐고, 그 결과 나무가 통째로 뽑혔다는거다.

포인시아나는 여름이면 주황색 꽃을 활짝 피우고, 큰 캐노피형으로 자라서 햇빛을 가려주는, 브리즈번에서는 자카란다 이상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는 나무다. 나도 어서 이 나무가 자라서 꽃을 피워주길 기다리고 있었는데.... 에휴........!!

어머니께 푸념을 했더니, 어머니는 사람안다쳐서 다행이라고, 나무는 다시 심으면 된다고 하셨다. 흠...... 쌩뚱맞게 마당 한가운데 있는 포인시아나였기는 하지만 많이 아쉽다. 이 참에 쌩뚱맞게 이전 주인이 마당 한 가운데 심어놓은, 크지 않는 망고나무도 뽑고, 앞으로 눈에 걸리적 거리는 것이 없고, 잔디깍기도 좀 수월하게, 마당을 좀 단순하게 만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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