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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살이/일상생활

이웃이 나눠준 과일 - 용과 & 라임

by 반짝이는강 2020.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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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미적미적해오다가 드디어 필라테스 & 요가 스튜디오에 3개월 멤버쉽을 끈고 매일매일 다니기 시작했다.  Body Life는 집에서 약 1100 m 거리에 있어서, 걸어서 가면 15분 정도가 걸린다. 재택근무 덕분에(?) 노력하지 않으면 하루 천 보 걷기도 힘든 내게는 - 걸어서 바디라이프 스튜디오에 다녀오면 자동으로 2.2 km, 약 삼천보 남짓을 걷게 되는거라서 참 좋은 것 같다. 

워낙 동양인 비율이 낮은 동네라서 그런지 필라테스 세션에 오는 동양인은 나 말고는 발견하지 못했다. 아! 아니지 Jenny 라는 이름을 가진 키가 큰 동양인 여성을 몇일 전에 처음 봤다. 그녀가 곧 또 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요가 클라스에서 동양인 여성을 한 명 더 봤다.

요즘 COVID-19가 호주를 강타해감에 따라서 - 운동하러 가서도 그렇고, 슈퍼마켓에 가서도 그렇고, 괜히 내가 <동양인 요주의 인물>이 되어가는 느낌이다. 요 근래에 나랑 같이 슈퍼에 갈 때 마다 배우자는 - 내 뒤를 졸졸 따라 걷고 있으면, 내가 가는 방향으로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것처럼, 사람들이 촤르륵 갈라져서 길이 만들어진다고 했다. 웃어야할지, 울어야 할지...

호주에 이민 와 계신 분들이 적은 글들을 보면 - 현 사태에 대해서 중국을 비방하거나, 혹은 코로나랑 상관없이 항상 중국을 비하하는 분들이 많이 있는데... 오리엔탈 (=중국, 한국, 일본, 홍콩, 대만, 태국, 베트남, 미얀마 정도)이 아닌 사람들 보기에는 그냥 다 똑같은 <아시안> 혹은 퉁 쳐서 <Chinese>로 보이니까, 괜히 <난 중국인이랑 다른 한국인>이라는 편협한 차별하는 마음은 버렸으면 좋겠다.

예전에는 (지금도) 일본이 경제대국이었고, 해외에 돌아다니는 관광객 혹은 자주 보이는 오리엔탈 아시안은 일본인인 경우가 많아서, 굳이 말하지 않으면 한국인은 일본인으로 간주되고는 했다. 지금은 세계를 주도하는 나라가 중국이고, 아시아 관광객의 절반 이상은 중국사람인 것 같다. 그리고 화교는 여기저기 정말 다양한 곳에 뿌리내리고 살고 있다. 당연하겠지만 한국 사람은 이제 중국사람으로 간주되고 중국사람으로 대접 받는다. 

결국은 <아시아인>의 위상이 높아져야 <한국인>의 위상도 높아질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아시아의 큰 주축인 중국을 헐뜯거나 비방하면, 결국은 내 얼굴에 침 뱉는 꼴밖에 안된다는 점 기억해야할 것이다. 

중국 사람들은 두뇌회전이 굉장히 빠르고, 사고의 폭이나 포부가 상상이상으로 크다. 나도 아시아인으로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만, 중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중국인으로서의 자신감과 자부심에, 나는 개인정으로 경외감이 들었다.  


이야기가 샜는데.... 지난 주에 오후에 필라테스를 갔다가 걸어서 집으로 돌아오고 있는데, 우리 집이랑 가까운 곳에 사는 Helen이, 자기 집과 도로 사이에 난 잔디를 깍으려고 나와있는게 보였다. 이사오고 얼마되지 않아서 한 번 만나고는 근 1년이 지나도록 못보다가, 드디어 헬렌을 다시 볼 수 있었다. 가까이 가서 인사를 했더니, 처음에는 <누구??> 하는 표정이더니 내가 XXX에 산다고 했더니 그녀는 내 이름을 단번에 기억해 냈다. 우와....! 사실 좀 놀랐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그녀는 길에서 서서 이러지 말고, 자기 집으로 가자고 했다. 마침 나랑 산책을 가려고 나왔던 내 배우자도 도착해서 - 헬렌의 남편, Paul (폴)이 보여주는 100년도 넘은 자동차 조립하기 프로젝트 구경도 하고, 헬렌이 관리하고 있는 마당이랑, 몇 달 전에 지었다는 파티오 구경을 했다. 

폴은 은퇴하기 전에는 브리즈번 교통국장으로 일했었고, 그래서인지 클래식 자동차를 좋아하는건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보니까, 차고에 클래식 자동차가 3개, 그냥 승용차가 3개다. 차고에 공간이 부족해서인지 lift 시스템을 들여서 이런식으로 해놨다... 거기다 ride on mower도 있다. 역시...겉만 봐서는 집 안에 뭐가있는지, 차고에 있는지 예측 불가다. 

내 배우자랑 폴이 자동차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가는 동안, 헬렌은 옆 집 Mr Bu 아저씨가 직접 길러서 줬다면서 용과 (Dragon fruit)을 나눠주었다. 그리고 정원 구경을 시켜주면서, 라임 (Lime) 도 잔득 건네주었다.

아래 사진에서 짙은 분홍색 껍질에, 노르스름한 비늘처럼 생긴 껍질이 있는게 용과다. 말 그대로 용의 알(?) 같이 생겨서 용과라고 이름 붙여졌고, 열대지역에서 주로 난다. 

헬렌이 준 용과 & 라임 

헬렌 옆 집에 사는 Mr Bu 아저씨는 베트남 장군 출신으로 - 베트남 전쟁 때 포로로 잡혀서 5년간 감옥에 갇혀있었다고 했다. 지금은 장성한 자녀가 셋 있고, 부인과 단둘이 살고 있다. 난 Mr Bu 아저씨를 딱 한 번 만난적이 있는데 - 자세가 꼿꼿하고 자신감 있으면서, 친화력있는, 인상 좋은 분이었다.

헬렌 말로는 Mr Bu 아저씨는 텃밭을 아주 잘 가꿔서 거의 대부분의 야채과일을 자급자족하는데 용과도 그 중 하나라고 했다 - 오랜 이웃인 헬렌한테는 이번 계절에만 용과를 몇 바구니나 나눠줬다고 했다. 아....부럽다. 

집에서 기른 용과 = Dragon fruit 

용과먹는 법

용과는 껍질을 벗겨서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그대로 먹거나, 샐러드에 넣어서 먹는게 일반적이다. 혹은 요거트를 곁들여서 먹거나 스무디에 넣는 방법도 있다.

용과는 무슨 맛

예전에 용과를 먹어보고는 - 아무맛이 없는 특이한 과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집에서 직접 기른 신선한 용과를 먹어보니, 밍밍한듯하지만, 부드러운 식감에 독특한 매력이 있다. What is Dragon Fruit 에 보니까 키위랑 비슷한 식감이라고 표현해놨는데, 단맛 신맛이 없는 키위 과육 느낌이 딱 맞는 말 같다. 

다른 과일이랑 비교하면 단맛이 적어서 밍밍한거 같은 느낌을 주는데, 그래도 용과 (Dragon Fruit)가 시장에 계속 보이는걸 보면 이유가 있을꺼 같아서 찾아보니까 <용과의 장점>

섬유소가 많고 -->그래서 장의 운동을 활발하게 해주고 --> 장에서 유익한 균이 잘 자라게 해서 --> 비타민 등 필요한 물질이 잘 만들어지도록  돕고 --> 고로 면역력 증가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독특하게 철분 (Iron)이 함량이 높은 과일로 꼽히며, 마그네슘 함량이 높다. 

항산화제 및 비타민이 풍부하고, (단맛이 적으니 당연하겠지만) 칼로리가 낮다. 

출처: 7 Health Benefits of Dragon Fruit

막상 용과를 먹고나니 용과는 어떻게 자라는건가 싶어서 찾아보니까, 나무에서 난다. 바로 이렇게! 아무래도 용과나무는 Mr Bu 아저씨네 집 뒷마당에 있나보다. 언제 기회가 되면 Mr Bu 아저씨네 텃밭을 구경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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