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직장생활, 제약 및 임상 업계 동향 등등

최근에 본 이력서

by 반짝이는강 2020. 11. 4.
반응형

최근에 우연찮게 경력이 꽤 있는 타인의 이력서를 볼 기회가 생겼는데 - 구직활동을 하는 분들이 이런 실수를 범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좀 적어본다. 

 

Eposide 1 - 한 장 짜리 이력서 

첫 직장에서 알던 분이 임상연구와 관련해서 갑자기 이런저런 질문들을 해왔다. 가족 전체가 해외로 파견된 배우자를 따라갔다 몇 달 전 한국으로 귀국한 상태다. 자연스레 몇 년간 경력에 공백이 생겼고, 현재는 구직활동 중인 분이다. 어찌하다보니 자신의 이력서를 나에게 보내주셨는데, 나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이 분이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는 포지션은, 못해도 manager 레벨이고, 좀 높이가면 director 레벨이다. 이 분은 제약분야에 경력을 쌓아오기는 했지만 해당 분야의 직접적인 경력은 없다. 그래서 본인 경력으로 가능성이 있을지 몇 달 전에 내게 물어보셨었는데, 직접적인 경력이 없더라도 본인의 장점을 부각하고, 스토리텔링을 잘 하면 major 회사는 어렵더라도 minor한 회사는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고 말씀을 드렸었다. 

원하는 포지션과 관련해서 직접적인 경력이 없을 때는 이력서를 정말 잘 써야한다. 어떻게 하면 본인이 지원하는 포지션에 적합한 인재인지, CV에 이력을 나열하는 방법부터 처음부터 검토 해봐야한다. Job title을 강조할지, 회사를 강조할지, Role을 강조할지도 달라질 수 있다고 열린 마음으로 검토해봐야한다. 짧은 기간 이직 횟수가 많거나, 공백이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하면 제 3자의 눈에 나의 이력이 어필할 수 있을지 삼일밤낮 - 거짓말 안하고 일주일 내내 바꿔보기도 해야한다.  

 

CV 쓰기

 

이 분은 배우자의 해외파견으로 중간에 2 번의 경력 단절이 있기는 하지만, 직장생활 경력이 15년 이상이 되는 분인데 - 그 동안 Resume 양식으로 한 쪽짜리 이력서를 냈다고 했다. 덧붙여 서류에서 잘린다고.... 뭐가 문제일까? 이력서를 좀 다시 써야할까 라고 물어오셨다. 

에.....? 한장요? 써머리만 한장 아니고요??

이게 나의 첫 반응이었다. 그 한 장을 내게 보여주셨는데, 안타깝게도 눈에 들어오거나 차별화 되는게 전혀 없었다. 지원하는 직급이 직급인 만큼 한 장은 빈약해 보일 수 있으니 다시 한 번 써보시라고 말씀을 드리고 대화의 끝을 맺었다.

임상업계를 너무 쉽게 보신거 같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실망스럽기도 했다. 아무리 경력 단절이 있다손 치더라도 십년이 넘는 본인의 직장 생활에 대해서 한 쪽 밖에 쓸 말이 없다는 말인가.

매니저급 혹은 그 이상의 직급을 주는 포지션에 지원하면서 - 한장짜리 이력서를 내면... 내가 이력서 검토하는 사람이라도 그냥 거를꺼다. 이력서가 10장씩 된다고 다 읽어보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꼭 더 내실있는 것도 아니지만... 십년 넘게 직장생활 하고,  education 포함해서 그 모든 시간들을 달랑 한 장에 담아서 지원하는 사람이라면...그걸보고 자신에게 매니저 레벨의 면접 기회를 주길 혹은 뽑아주길 기대하는 사람이랑은 회사 입장에서는 그냥 안만나는 쪽을 택하는게 당연하다. 

십년 넘는 경력에 한장짜리 이력서는 - 지원하는 포지션에 대한 이해 부족, 태도 불량, 프로페셔널리즘 부재라고 밖에는 할 수가 없었다. 

아무리 영어가 어려워도 - 원하는 자리에 갈려면 영문 이력서는 요약 1페이지를 기본으로 자세한 경력기술을 함께 해야한다. Summary는 이력서를 검토하는 사람이 읽었을 때 이 사람이 어떤 경험이 있고, 어떤 점 때문에 해당 포지션에 적합할 수도 있을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작성되어야 한다. 경력기술서는 - 두루뭉실한 것보다는 무엇을 했는지, 어떤 역할을 담당했으며, 어떤 성과를 이루었는지 객관적으로 쓰는 것이 좋다. "Build a successful team" 이런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말이라 아무런 의미가 없다. 

 

Eposide 2 -  핵심 메세지가 빠진 이력서 

그녀는 현재 내가 있는 회사에서 채용공고를 낸 포지션에 관심이 있어 내게 연락을 해왔다. 그녀의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해주고, 내가 직접 refer를 해주기로 했다.

호주에서 일하다보면 - 지연, 학연뿐 아니라 문화적 연대도 있다는걸 실감하게 된다. 요즘은 임상연구 업계에 한국 분들이 하나둘씩 늘어나는 중이긴 하지만, 절대적인 숫자는 아직도 작다. 이런 상황에.... 사실 이번에 연락이 온 A는 한국인인데다가, 나랑도 약간의 친분이 있고, 내가 한번은 멘토링도 했던... 그런 사이다. 그런 그녀이기는 하지만 - 그녀의 이력서는 이번에 처음 봤다. 

그녀도 지원하는 포지션에 대해 직접적인 경력은 없던터였다. 이력서를 받아들고...제출하기 전에 summary 페이지만 살짝 볼 요량이었는데... 나는 실망을 하고 말았다. 그녀는 회사에서 default로 사용하는 이력서 양식을 그대로 따와서 본인의 이력서로 사용한 케이스였다. 당연히 회사의 template은 회사의 목적에 맞게 layout이 짜여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구질활동에는 전혀 적합하지 않은 양식이다.

고로 그녀의 이력서에 있는 summary는 그녀의 장점을 돋보이게 할 수 없는 개성없는 summary가 되었다. 심지어 Cover 페이지의 기본인 email 주소도 빠져있었다....

그대로 내면 그녀가 원하는 포지션에 가기는 좀 힘들겠구나... 생각을 하면서, 그녀에게 이력서를 다시 써보라고 할까... 잠깐 고민을 했지만 - 나의 이런 실망감을 그녀에게 전달함으로 인해 떠안아야 하는 당혹감과 어색함, 그리고 그녀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 plus 절대적인 시간 부족으로 인하여 그대로 제출을 해주었다. 

결과는? 나마저도 당혹스럽게 서류 탈락. 

 

2018/07/31 - [직장생활, 제약 및 임상 업계 동향 등등] - CV vs resume 그리고 영문 이력서 작성법

구직자 여러분.... (해외에서는) 지원하는 포지션에 꼭 가고싶으면, 하다못해 면접기회라도 잡고싶으면, 갓 대학을 졸업한 사회초년생이 아니고서야, 이력서를 제대로 써야합니다. 영문 이력서를 잘  쓰려면

1. 영어로 작성된 이력서 쓰기 팁도 다양하게 이것저것 여러군데 소스를 통해 찾아보시고요. 

2. 다양한 이력서 예시들도 찾아보시고요. 한두개 찾아보고 끝... 이러면 안됩니다. <우와... 정말 멋지다>싶은 것만 5개 이상은 보셔야 해요.

3. 이력서를 검토하는 사람이 뭘 보고 싶어할까? 이 포지션/회사에서는 어떤 경험/백그라운드가 필요할까를 심도있게 고민해 보시고요. 

4. 지원하는 업종 및 본인의 이력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레이아웃 (요 링크는 한 번 보시길...)도 고민에 고민을 해보시고요.

5. 이력서의 매 문장들을 소리내어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세요. 매끄럽고 자연스레 연결되어야 합니다. 이력서를 검토하는 사람이 영어권 사람이면 더욱 그렇습니다. 

6. 지인분들께 이력서 검토를 부탁해서 후 피드백을 받아보세요. 피드백은 선물입니다. 

7. 본인의 이력에 난관 (경력단절, 잦은 이직, 근무 업종 변경, 한 회사에서 여러가지 포지션을 거쳤을 때 등등)이 있을 경우, 이걸 어떻게 포장해서 쓸까도 꼭 고민해 보세요. 고민하다보면 좀 더 나은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럼 잘 준비해서 - 원하는 자리를 꿰차시길!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