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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 제약 및 임상 업계 동향 등등

면접관 입장에서 이력서 검토

by 반짝이는강 2023.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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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말에 full time line manager 자리로 이동하는게 공식화되었고, 1월에 사직을한 팀원 자리를 채울겸 + 회사의 사세 확장으로 인한 추가 채용으로 1월부터 다양한 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다가오는 주에도 7개의 면접이 더 예정되어있음....

약 20년 전에 첫 직장을 구하려고 보던 인터뷰들 중에서 5년쯤 후 계획이 뭔가요? 라는 질문에 면접관님처럼 저도 면접관으로 구직자들을 면접 보고 싶습니다 (?) 비슷한 답을 했었는데 - 요즘처럼 바쁜데 많은 면접자들을 대하고 있노라니,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싶은 일이 면접관으로 들어가는 일이 되어가는 거 같다. 인재 채용이 중요한 일이기는 한데 - 시간이 많이 들면서 티도 안나는 일인지라...

면접관이 이력서를 검토하는 방법
이번에 clinical study manager 5개 포지션을 충원하느라 꽤 많은 다양한 이력서들을 검토했는데... (내가 있는 곳은 호주라, 모두 영문 CV들) 바쁜 면접관 입장에서는 이력서 검토 단계, 즉 서류 전형 단계에서는 CV 한개당 3분 이상 보지는 않는거 같다. 그럴 시간도 없고, 첫 페이지에 눈에 쏙 들어오는 써머리가 없거나 keyword가 없는 CV 같은 경우에는 - 구직자의 서류작성 기술 미흡이거나 채용중인 포지션에서 요구하는 능력/경험 부재 혹은 부족으로 판단하고 제끼게 되는듯.

아래 이미지의 출처: 여기

서류 전형 이력서 검토

요구조건 및 요구되는 경험
현재 채용중인 CSM 포지션 같은 경우에는 채용공고에는 최소 2년 PM 경험을 요한다고 올려두었던거 같은데, 이력서 검토단계에서는 18개월 이상의 PM 경력이 있는 사람들도 검토하고 있다. 왜냐하면 1차 2차 면접을 보고 job offer를 보내는데까지 약 1개월 남짓이 소요될 것이며, 구직자가 바로 조인할 수 있으면 좋지만 가끔은 요즘 ICON처럼 3개월의 notice period를 요구하거나, 가끔 2-3주 동안의 휴가를 갔다와서 조인하고 싶다고 하는 경우도 더러 있기때문에, 구직자가 회사에 조인하는 시점쯤 되면 근 2년의 경력이 채워질 것이라 이런 유연성을 적용하고 있다.
다만, 18개월 미만은 - 다른게 아무리 괜찮아도 회사에 이미 있는 사람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해서 그냥 제낀다.



어디서 경력을 쌓았나/출신/백그라운드
네임밸류 있는 회사를 다니면 확실히 도움이 되기는 한다. 호주 바이오텍이나 들어본적 없는 생소한 회사에 다닌 구직자보다는 이름이 잘 알려진 다국적 회사에 다닌 구직자를 채용자 입장에서는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어떻게 하다보니 서류 검토를 나혼자 다 하고 거른 후 - 같이 면접 보는 동료들에게 거의 통보(?)로 진행을 했는데, 나 자체도 평소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국가나 문화가 있기에 그와 연결된 선입견이 작용했는데 이건 다른 동료들도 마찬가지인듯 하다.
나는 선호하는 국가보다는 기피하는 국가/문화권에 대한 선입견이 있는 것 같고, 무의식중에 그쪽 문화권/국가 출신은 이력서에서 많이 filtering 했을껄로 추측한다. 나의 비선호 문화권 사람들은 숫자가 많기도 하고, 자기가 최소 요구조건을 맞추든 말든 지원하고 보는 경향이 있어서 그런거 같기도 하다.

이번 채용에는 총 4명의 면접 패널이 두명씩 짝을 지어 임했는데 - 경력과 연륜이 긴 아시아문화권 남자 동료는, 나와 좀 비슷한 경향이 있는거 같았다. 그는 최소 요구조건에 대해서 strict한 경향이 있었다. 보통 첫 페이지만 집중적으로 보고 CV 전체를 검토하는거 같지는 않았다.

PhD를 가진 유럽출신 여자 동료는 직접적인 임상연구쪽 경력없이 fast track으로 승진한 대표적인 케이스라 그런지 최소요구조건에 대해서는 조금 관대하며 잠재가능성을 조금 더 크게 고려하는 경향이 있었고, 유럽 출신에게 우호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요건 호주/뉴질랜드 출신 동료들에서 전반적으로 관찰되는 경향이있다. 호주/뉴질랜드 사람들에게 만연한 유럽 동경(?) 경향때문인거 같다. 반대로 나는 유럽출신에게 전혀 특별한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가령 예로... 내가 서류에서 거르려던 후보자가 1명 있었는데, 내 보스가 특별히 그 후보자에게 관심을 표해서 어쩔수 없이 면접을 잡은 케이스가 있었다. 대부분의 시간을 academia에서 보냈고 업계 경력은 고작 2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보스가 관심을 보였던 것은 런던에서 학위를 받았고 영국/유럽에서 일했다는 것, 게다가 2년의 회사 생활은 잘 알려진 다국적 제약회사에서 했다는 것때문이었을꺼다.
이 후보자는 유일하게 회사 보안시스템이 이메일을 스팸으로 분류한 특이한 케이스였는데... 우여곡절끝에 면접을 보았다.
같이 면접에 들어간 동료 2명은 그 후보자의 잠재성을 높이 평가했는데 - 나로서는 전혀 공감할수가 없었다. 그 후보자가 질문에 답하는 내내 나는 전혀 집중도 안되었고, 악센트도 목소리도 대답도 그냥 다 맘에 안들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호주에는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와있고, 벌써 3개월이 지났고 남은 기간 9개월이라길래 - 그 답을 듣자마자 나는 마음속에서 바로 그 후보를 제꼈기때문에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최소 요구조건 중 하나가 워킹 비자가 있어야하는건데 - 이걸 숨기고 지원한 그 후보는 그냥 나와 동료들의 시간을 낭비한거다...

음........내가 채용을 진행할때 아직 한국인 지원자를 본적은 없는데.....전반적으로 임상연구에서 한국의 입지나 위상은 높은 편에 속하기때문에, 한국인 혹은 한국 출신이라거나 (Korean - mother tongue), 한국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는 것을 이력서 첫 페이지에 어필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이력서
어떻게 보는지 - 어떻게 판단을 내리는지 쓰려니까 좀 추상적이기는 한데 - 일단 기본정보는 CV 첫페이지 상단에 들어가 있어야 한다.
이번에 받은 CV 중 하나는 - 후보자가 기재해 둔 이메일로 면접을 잡으려고 연락을 했는데 일주일이 지나도 답이 없었다. 이 후보자는 어처구니 없게 CV에 모바일 번호도 기재해 놓지 않았었다. 보통의 경우였으면 바로 제꼈겠지만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이기도 해서 링크드인으로 연락을 했더니 - 이력서에 적힌 이메일은 확인을 거의 안하는 이메일이라고.... 이런 황당한 답이 왔다. 너 이 포지션 및 우리 회사에 관심이 있는거니 그냥 찔러보는거니 응응??

너무 디테일한거 아니냐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페이지 넘버링이 되어있는지, 문서 전체에 글자 크기나 폰트가 통일되고 조화롭게 적용되어있는지, spacing은 적절한지도 본다. 내 개인 CV에는 헤딩이랑 풋터가 다 들어가 있다.

보통 CV에서 후보자들은 어떤 회사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 어떤 업적이 있는지 기술해두는데 - 서류전형할 때는 이런걸 꼭 다 읽어보지는 않는다. 보통은 첫 페이지 Summary에 있는거만 읽어보고, 관심있고 & 시간이 허락할때만 현재 일하고 있는 곳에 해당하는 것 정도만 읽어본다. 보통 업계에서 하는 일이 회사가 달라도 타이틀에 따라대략 정해져있어서 그런듯…
각각 일하는 곳의 상세한 업무내역은 읽어보지 않더라도, 어디에서 몇 년이나 일했는지, 어떤 학위들을 받았는지는 쭉 훑어보는 편인데, 이번에는 여기에 의문이 드는 케이스가 2건 있었다.

첫번째는 - 이력서에 따르면 코로나 기간 동안 (고로 거의 모든 회사가 재택을 강제하던 기간) 후보자의 출신 국가의 A 회사에서 일하며, 동시에 호주의 B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었다는 후보자. 내가 아는 B 회사는 겸업을 허용하지 않는데 - 그렇다면 후보자는 B회사에는 숨기고 A 회사에서 겸업하고 있었다는게 되니까 - integrity라고 해야하나, 우리 회사에 와서도 회사에 숨기고 다른 회사랑 겸업할 수도 있겠구나 싶어서 제외시켰다. 이게 단순 실수였다면 - 본인에게는 중요한 이력서에 이런 실수를 포함해서 제출했으니 - 꼼꼼함이 낙제점. 그것도 실격사유.

두번째는 - 이력서에 따르면 후보자는 회사에 근무하며 대학에서 강사로도 일하고 있었다. 이 후보자를 아는 회사 사람에게 물으니 - 이 후보자가 대학에서 강사로 일하는 것은 이 후보자가 다니는 회사가 알고 있으며 허용된 것이라고. 대학에서 가르치는 것은 높이 살만하고, level에 따라서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후보자는 무려 2개의 대학에서 강사로 일하고 있었고, 우리 회사의 업무 강도가 항상 높은건 아니지만, 그래도 가끔씩 바빠질수도 있는데 그것을 감당하며 2개 대학의 강사로 일하는 것은 아무리 본인이 할 수 있다고 해도 더러는 불가능한 상황이 올수도 있다는 위험 및 변수가 있었다.
게다가 이 후보자가 똑똑한건 알겠는데, 자주 여기저기 옮기는걸로 봐서는 - 충성심이 없거나, 기회주의자이거나, 현재까지도 본인이 뭘 하고 싶은지 모르는거 같아서 - 그리고 이미 다른 후보자들도 많았기에 제꼈다.

그 외에도 채용 및 이직과 관련한 글은 여기에....

2018.07.31 - [직장생활, 제약 및 임상 업계 동향 등등] - CV vs resume 그리고 영문 이력서 작성법

2020.01.12 - [직장생활, 제약 및 임상 업계 동향 등등] - 영어권 이직을 준비할 때 유용한 사이트 모음

2020.11.04 - [직장생활, 제약 및 임상 업계 동향 등등] - 최근에 본 이력서


아무튼 구직자 분들께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이만...

아참! 관심있는 회사에 관심가는 자리가 있으면 - 그 회사에 아는 사람이 있을 경우, 이왕이면 내부 추천/Referral 로 지원하는걸 추천한다. 회사 사정이나, 면접관에 대한 정보들도 물어볼 수 있고, 그 지인을 통해서 그 자리가 본인이 원하는 자리가 맞는지 판단하기가 용이할뿐 아니라, 입사해서도 초기 적응시기에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용이하다. 그리고 그 지인분은 referral 해서 누군가를 데려올 수 있는 능력자(?)로 비쳐질 수 있고, 아마 referral bonus도 받을 수 있어서 서로 윈윈인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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