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배우자 생일.
선물은 올리브색(?) 혹은 상큼한 파스텔 그린 ROBE로 약 한달쯤 전에 사두었음.
어제 골드코스트에 있는 하버타운 갔다가 CROCS에서 아주 발이 편한 신상 크록스도 사줌.
내일 배우자 생일이라고 일부러 휴가도 냈는데 - 뭘 해야할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보통 때라면 회 좋아하는 배우자를 위해 일식집에 데려가겠지만.... 월요일은 일식집 가기 좋은 요일이 아닐뿐 아니라 - 좀 내노라하는 음식점들은 월요일 점심은 휴무가 많다. 잠정적으로는 휴가도 냈고 하니 바다도 볼 겸 집에서 좀 멀리 Manly Boathouse로 가볼까 싶음.
주말인 토요일에는 이번에는 꼭 투자용 부동산을 사야지... 라고 마음을 다잡고 골드코스트 쪽으로 인스펙션을 다녀왔다.
Oxenford, Helensvale, Pacific fines 쪽을 보고 왔는데 - 1-2년 전에 옥센포드가 저평가라고 알려주었던 누군가의 선견지명이 떠올랐다.... 그 후 많이 오름... ㅜㅜ
웬만한 집들은 다 1 Million dallors!! 혹은 이 가격을 넘는다.
Rental appraisal이 어느 정도냐고 물어보면 의외로 주당 예상 가격이 높다. 그 중에 현재 임대인이 있는 집도 있었는데 - 현재 주당 $650 정도를 내고 있고, 현재 시세에 맞춰서 $775까지는 더 낼 의사가 있다고 했단다. 그 정보를 얻는 그 당시에는 별 생각이 없다가... 오늘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 - 요즘 주당 임대료를 내며 집을 임대하고 있는 사람들은 참 힘들겠구나 싶다.
Fairwork 에서 공시하기를 2023년 7월 1일자로 호주의 최저 임금은 시간당 $23.23 혹은 주당 $882.80 이며 - 이건 세전 (before tax) 금액이다. 세금은 잠깐 제껴둔다고 해도.... 주당 $882.80 벌어서는 주당 임대료인 $775 내고 나면 남는돈이 고작 $107.80이다.
2021년 Census 조사 결과 QLD 주의 가구당 (2.5명이 1가구) 주당 평균 소득은 $1675 였단다. 가구별 주당 평균 소득을 적용하면 렌트 나고 남는 돈은 $900이다. 그 집은 어린 자녀가 2명인거 같던데 - 정말 아낀다고 해도 식료품도 사야하고, 전기세며 수도세도 내야하고 그러면 $900로는 좀 힘들꺼 같은데....
그 임차인 커플이 고소득 능력자(?)일수도 있겠지만 - 그건 좀 희박한 확률일꺼 같고... 평균정도의 급여를 받는 사람이라면 요 한두해 사이 집임대료가 급격히 오르면서 살기가 팍팍해졌겠구나 싶어서 괜히 마음이 무거워졌다.
정치라는게 모든 사람이 적당히 최소한은 누리며 잘 살수 있게 해줘야하는거 같은데 - 호주도 그렇고 한국도 그렇고, 아니 어쩌면 호주가 더 불공평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정치인들은 다 투자용 부동산이 한두개씩은 있는 사람들이니 - 그들이 왜 제 발등찍는 공약을 내놓겠나... 기본적으로 임금은 올라가게 되어있는만큼 - 집값도 장기적으로는 올라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지만 - 호주의 집값은 투자자에 의해 오르는 부분이 상당히 크다. 투자자에게 불리한 조항이 많은 state가 빅토리아 주인데 - 거기는 집값이 상대적으로 더디게 오르는 것만 봐도.... 부동산 시장에서 투자 혹은 투기(?) 자본의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다. 게다가 요즘 AirBnB 돌리는 집이 한두갠가.... 그러니까 집값도 오르고 임대료도 오르고 악순환 반복이다.
호주는 아무리 많은 재산도 상속세 한푼 없이 물려주게 되어있고 - 부모님이 생애 마지막에 거주한 집 (실거주집)은 자식이 물려받을때 일정 기간안에 팔면 양도소득세도 면제받을 수 있다. 정말로.... 돈 많은 사람들을 위한 정책만 있는 나라가 아닐수 없다. 차라리 부모님이 거주하다가 사망한 집을 상속받는 경우 양도소득세를 내야하는걸로 법이 바뀌면 고가 주택 매물 많이 나올듯.... 그러나 그렇게 세법이 바뀌는 일은 안일어나겠지.
한국은 이번에 결혼공제(?)라는 희안한 세법특례조항을 고안해 냈는데 - 결혼하는 사람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 매우 차별적인 정책이라고 생각된다. 결혼을 하건 안하건 그건 개인의 선택인데 - 이미 결혼하는 사람들한테만 주는 혜택 (신혼부부 청약제도? 등등)이 많은데 거기다 꼭 이런거까지 해야하나 싶다. 호주에서라면 - 차별이라고.... 법안 상정도 못했을꺼다.
호주와서 내 눈에 신기했던거 중 하나가 - 결혼휴가가 없다는거다. 결혼하면 - 그냥 연차쓰고 허니문 갔다오는거다. 부모님 혹은 가족이 사망하면 Personal leave에서 쓰는거고 - 친가/외가 혹은 결혼으로 엮인 가족이냐 아니냐 이런거 없다. 워낙에 사실혼 관계가 많기도 하고,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는 사람도 있고, 가족의 정의 자체가 다양하기때문이다. 결혼하는 사람한테만 특별휴가를 준다고 하면 호주 사람들은 게거품 물고 놀라자빠질지도... 결혼휴가 + 출산휴가 + 육아휴가 ---> 이게 쓸 때는 좋을지 모르겠지만, 사실은 여성 직장인한테는 양날의 검이라는걸 제대로 보는 사람은 그닥 없는듯. 아.... 제일 어처구니 없는 휴가 생리휴가도 있다. 고용주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 생리휴가까지 (1년에 12일) 여자 직원을 고용하느니 남자직원 고용해서 12일 일 더 시키는게 더 낫지 않겠나...
요즘은 생각들이 머리를 잠깐 스쳤다가 - 정착하지 않고 그대로 사라지는거 같다. 하루 종일 미팅-미팅-미팅을 들락거리다 보면 하루가 지나간다. 아침에 일 시작할 때는 4시에 끝내고 짐에 가야지 다짐하지만, 미팅이 5시 6시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많고, 혹은 그 날의 미팅이 3-4시 전에 끝나더라도 - 읽지 앉은 이메일 및 내가 할 일은 고스란이 쌓여있기때문에 계속 책상 앞에 앉아있다보면 해가 져있다. 심지어 지금은 휴학한 상태라 공부도 안하는데 이렇다. 그렇다보니 - 요즘은 언제까지 이런 강도로 일 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문득 들고는 한다. 나도 나이가 들고 있다. 그래서 지식 습득 속도가 저하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들고 (MBA 할때 그런 생각 좀 듬...), 체력적으로 따라기지 못하면 어쩌지 싶은 생각도 든다.
머릿속은 멍 때릴 시간이 필요한데 - 멍 때릴 틈이 없는 느낌? 어쩌면 생각들을 차분하게 정리하는 능력이 좀 더 발달해야하는지도. 혹은 생각들을 차분히 종이에 써보는 연습이 필요한지도. - 몇일 전 읽은 Harvard Business Review 에 나온 Journaling에 관한 글에서는 - 이렇게 타이핑을 하는 것보다는 펜으로 종이에 쓰는게 - 사고의 속도와 더 일치하며, 고로 일어난 일들을 복기하고, 생각을 정리하는데 더 적합하다고 했다.
블로그에는 여러 이유들로 세세한건 써놓을 수가 없으니, 종이 일기장을 다시 써 보야아할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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