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말에 - 2주간의 휴가를 앞두고, 보스가 나더러 같은 부서 안에 있는 옆 팀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라고 했었다. 그 옆 팀 헤드랑 반년 동안 긴밀하게 협업해오기는 했는데 - 그녀를 알다가도 모르겠고, 믿을 수 있을듯 하다가도 믿을 수가 없었기에 - 그냥 지나가는 말로 듣고, 휴가기간 동안 그 생각은 한쪽으로 치워두었었다.
1월 8일 목요일 오후
12월 아주 끝자락부터 1월 초까지 수영 훈련을 받으러 다른 나라로 휴가 (?)를 갔다가 왔다는 나의 보스는... 휴가에서 돌아오는 길에 그도 그의 보스에게 재촉을 받았다며, 그래서 돌아오자마자 나랑 미팅을 잡았다고 한다.
옆 부서로 가는 것은 어떠냐며 좀 더 구체적인 정황을 설명하고, 날더러 주말동안 생각해보고 가급적 빨리 YES 인지 NO 인지 결정을 하란다.
아무리 같은 부서라지만 다른 팀으로 이동을 하면 보통은 그걸로 끝인데 - 옆 팀으로 갔다가 몇 달 해보다가 마음에 안들거나 하면 언제든지 돌아와도 된다(?)는 약간은 좀 희안한 제안이다. 그의 말로는 그도 그의 상사 X에게서 전해듣기로 그 옆 팀 헤드가 콕 집어서 나를 보내달라고 했단다.
그는 내가 현재 자리에 있었으면 한다고 했지만, 그의 보스 X가 내가 옆 부서로 이동하길 원하니, 이미 내가 가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은 느낌...
그리고 그것보다는 좀더 중요하게 내가 그의 팀으로 가기 전 상황이랑 지금 상황은 좀 달라졌다. 이 팀으로 조인하고 이제 3달이 되어가는데, 내가 조인하자마자 포지션에 적합한, 직접적인 해당 업무경력이 많은 분이 외부에서 영입되었고, 내가 맡기로 되어있었던 일은 그 분이 다 맡으셨다. 그리하여 지난 2달 동안 나는 <내가 surplus가 되었구나...> 라고 슬슬 생각하게 되었고, 이번 해 접어들면서.... 특히 이번 주에 회사 안에 직전 부서에서 매력적인 새 포지션들이 열리는걸 보고, 내가 괜히 성급하게 부서를 옮겨서 커리어 무덤을 판건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던 차였다...
아무리 옮긴 자리가 마음에 안들어도 1년 안에 관두는 것은 보통은 GG
어쩌면 나의 보스는 그의 보스 X가 나를 데리고 가라니 데리고 오기는 했는데 - 이 꿔다놓은 보릿자루를 어디에 쓸까 싶은 생각을 하던 차였는지도 모르겠다.
1월 9일 금요일 오전
옆 팀 헤드와 면담.
그간 나와 협업하는 동안 나의 업무스타일에 대해 이미 잘 알고 있고, 매우 마음에 들며, 이번 해 예정되어있는 중요한 global initiative를 성공적으로 이끌려면 나와 같은 인재가 필요하다고.
이런 황송한 말을 해주는데 - 나는 당신이 24/7 일하는 사람이라, 나는 그것이 좀 부담스럽고, 한편으로 걱정이 된다.... 라는 폭탄발언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다운 그녀는 자기는 팀원들에게 자기와 같기를 기대하지는 않는다며, 주어진 일만 잘하면 된다며.... 자기 팀원들에게 직접 물어보라는.... 나는 내 팀이 나와 같은 강도로 일하기를 이성적으로는 기대하지 않지만 감정적으로는 기대하는데.. 흠...
그녀와의 이 1:1 면담 이후에 그날 총 3개의 미팅에 그녀와 함께 들어갔는데 - 매 미팅 끝마다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다정하게 나의 이름을 부르며 주말 잘 보내라는 그녀..
흠...........
내 배우자의 건강에 대해 알고 있는 그녀는 자주 배우자는 어떠냐고 물어보고는 했었는데... 자리이동 제안을 하려고 그간 그렇게 배우자에 대해 물어봤던걸까?
1월 9일 금요일 오후
둘 다 그들의 보스인 X를 언급하는 것으로 보아 두 팀의 헤드들은... 어쩌면 그들의 보스가 원하는대로 움직이고 있는건지도 모른다. 그들의 보스와 이야기를 하는 것이 현재 상황을 이해하는데 가장 도움이 될듯.
낮에 X에게 이번 이동제의 관련하여 면담하고 싶다고 메세지를 보내두었는데, 저녁에 메신져로 연락이 왔다.
부서의 2026년 goal 들을 달성하는데 - clinical operations에서 폭넓은 경험이 있고, 확실히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그래서 내가 자리를 이동해주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나의 career pathway 에 대한 조언을 부탁했더니 이 프로젝트는 흔하지 않지만 중요한 niche area 이고, People manager role을 다시 takeup 함으로써 기존 호주팀뿐 아니라 JAPAN 나라들로부터 리포팅을 받을 꺼고, Finance 및 Data engineering 팀 그리고 다양한 vendor 들과도 협업하게 될 것이므로 이런 Global Initiative를 이끄는 경험은 내가 나중에 어딜가서 뭘 하든 경력에도 매우 도움이 될 것이란다. 이번 프로젝트는 아마 3~5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생각한다는 X.
업무강도때문에 우려된다고 했더니, 나의 배우자의 상황도 잘 알고 있으며, 전략적 사고에 집중할 수 있게, 적응기간을 거쳐 업무량을 늘릴수 있도록 하겠다는 X.
현재 직속상사가 말했던 것처럼, X 도 날더러 좀 해보고 - 아니라고 생각되면, 지금 자리로 되돌아가도 된단다. 엥?
I will take care of you. 라는 X.
1월 11일 일요일
Key Contributor Award 까지 주면서 가라고 하는 것이니 상황을 종합해볼 때 수락해야하는 offer다.
그런데 미래의 상사가 될 옆 팀 헤드가 하루에 15시간씩 일하는게 마음에 걸리는 것인지... 뭔가..... 확신이 안든달까.
연말에 Gemini한테 새해 토정비결 및 커리어 상담을 했는데 - 기존 대화에 이어 현재 상황을 설명했더니 Golden Opportunity 라면서 당연히 수락해야한단다. 혹시나 해서 수락안하면 안돼? 했더니 그거는 현재의 회사생활에 자살행위이니 절대로 안된단다.
지난 10년간 나의 커리어 상담사 역할을 해 온 J에게 연락을 했더니 J도... 수락을 해야한단다.
내 배우자도.... <다른 옵션이 있어?> 라며 묻는다.
<없어>
빨리 결정하길 원한다니 대빵 보스 X에게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수락 의사를 알렸다. 일요일이지만, 너무 잘됐다고 답이 금방 온다.
그리고 나의 보스에게도 수락 의사를 밝혔다. 드디여 최종 결정을 내렸구나....... 라며 축하한단다.
흠............. 이렇게 이번 해도 업무적으로는 다이나믹한 한 해가 시작되는구나.
<불의 해>라더니 - 연초부터 불기둥이 활활 타오르기 시작하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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